(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갑작스러운 두통을 호소하다 뇌사 상태에 빠진 30대 여성이 장기기증으로 6명에게 새 삶을 선물한 뒤 세상을 떠났다.
3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김지연씨(38)는 지난달 25일 충북대학교병원에서 심장, 폐, 간, 췌장, 양쪽 신장과 이 밖의 조직을 기증한 뒤 세상을 떠났다.
1983년 경상북도 영주에서 태어난 김씨는 지난달 16일 갑작스러운 두통에 어머니와 응급실에 와, 진료를 받던 중 상태가 나빠졌다.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뇌사 상태가 됐다.
가족들은 3년 전 결혼을 한 김씨가 집안 꾸미기를 좋아하고 간단한 음식을 하더라도 주변 사람에게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돌아봤다.
가족들은 수술 후 '희망이 없다'는 주치의 말을 듣고 고통스러웠지만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고 다른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면, 지연이가 살아있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다.
이에 가족들은 장기기증을 결심했고 "어디선가 (누군가) 몸의 일부라도 꼭 살아있어줘"라며 김씨 손을 잡고, 작별의 눈물을 흘렸다.
김씨는 장기기증으로 6명의 생명을 살렸고, 조직기증으로 100여명에게 희망을 전해줬다.
김지연씨의 어머니는 "천사 같은 내 딸 지연아! 짧은 생을 살다가 멀리 떠나면서도 네 몸 아끼지 않고 숭고한 마음이 하늘에 닿아, 부디 좋은 곳에서 편안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김지연 너의 이름이 생명을 살리고 떠난 아름다운 사람으로 남길 바란다"고 딸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박효정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코디네이터(관리자)는 "슬픔 속에서도 김지연 씨가 나눈 생명과 희망이 선한 영향력이 돼 많은 이에 기억되고 사랑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