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검찰 수뇌부의 제식구 감싸기에 대해 끝임없이 문제를 제기해 왔던 임은정 대구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의 부임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대구지검 앞에 내걸렸다가 철거당했다.
법무부 감찰담당관에서 대구지검으로 일종의 좌천성 인사를 당한 임 부장검사는 30일 오후 자신의 SNS에 '임은정 검사님 환영합니다' '사랑합니다'라는 대구시민 명의의 "환영 현수막이 지난주 월요일 대구지검 앞에 걸렸다는 소식과 사진을 전달받았지만 불법 현수막이라 금방 철거되었다고 하더라"며 현수막 사진을 소개했다.
이어 "오늘 오후 사실상 첫 출근을 해보니 응원과 격려가 제 사무실에 가득 쌓여 있다"며 "뜨거운 환영과 격려에 깊이 감사드리고 덕분에 감사하고 기쁜 마음으로 대구지검의 첫날을 시작한다"고 검찰 내부에서 미운털이 박힌 자신을 따뜻하게 맞아 준 대구시민에게 감사 인사했다.
임 부장검사는 이번 환영 현수막을 보면서 2년 전 대검으로 첫 출근(감찰정책연구관) 때 자신을 비난하던 현수막이 떠올랐다고 했다.
임 부장검사는 "2020년 9월 대검 출근길에 방호원분들보다 먼저 저를 맞은 건 '국민밉상 팥쥐검사 임은정은 반성하라' 배너를 지키는 한 할아버지였다"며 "그 할아버지에겐 제가 팥쥐검사라면 콩쥐검사는 윤 총장인가 보다"고 당시 자신이 윤 검찰총장과 각을 세웠던 까닭에 '밉상'으로 찍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팥쥐는 아닌 것 같아서 억울한 생각이 살짝 들었지만 그래도 그 할아버지가 흉한 사진을 고르지 않으신 게 고마워 단 한 번도 흘겨본 적 없었다"라며 자신을 격려하는 소리로 여겼다는 임 부장검사는 "이제 해야 할 일 잘 감당할 수 있도록 많은 기도 부탁드린다"며 지켜봐 줄 것을 청했다.
이사 준비 등으로 5일간 휴가를 냈던 임 부장검사는 이날 오후 1시40분쯤 개량한복 차림으로 대구지검에 처음 출근하면서 "지금은 열심히 근무하겠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다"라는 짧은 소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