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의미심장한 글 "내부 총질? 폭력앞에 침묵했다"

입력 2022.05.26 10:59수정 2022.05.26 16:23
박지현, 의미심장한 글 "내부 총질? 폭력앞에 침묵했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공동비대위원장)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정균형과 민생안정을 위한 선대위 합동회의에 참석해 이마에 손을 얹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5.25.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당 내홍을 겪고 있는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광기에 익숙해져 버린 민주당"이라며 "폭력 앞에 침묵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박 위원장이 민주당에서 잇따라 발생한 문제들에 대해 전면 조사를 선언하면서 민주당 강성 의원과 지지자들이 박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박 위원장은 지난 25일 페이스북에 '더 이상 암흑의 겨울 속에 살 수는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하며 "윤석열 대통령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시대가 누군가에게는 그저 조금 불편한 시간일지 모른다"고 글을 시작했다.

그는 "하지만 저에게 윤 정부의 집권은 혐오와 차별, 분열과 갈등이 가득한 암흑의 겨울과 같다"며 "적단 불꽃의 불이라는 익명으로 활동하던 제가 마스크를 벗을 용기를 냈던 것은 이 기나긴 암흑의 겨울을 물리쳐야 한다는 일념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박지현, 의미심장한 글 "내부 총질? 폭력앞에 침묵했다"
윤호중,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공동비대위원장)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정균형과 민생안정을 위한 선대위 합동회의에 참석해 박홍근 공동선대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5.25. /사진=뉴시스

이어 "제가 가장 가슴 아팠던 것은 저를 향한 광기 어린 막말이 아니었다"며 "광기에 익숙해져 버린, 아무도 맞서려 하지 않는 우리 당의 모습이었다"며 광야에 홀로 서 있는 느낌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성폭력을 징계하겠다는 저에게 쏟아지는 혐오와 차별의 언어는 이준석 지지자들의 것과 다르지 않았고, 제 식구 감싸기와 온정주의는 그들보다 오히려 더 강한 것 같았다"며 "가해자 편을 드는 이들이, 진실을 밝히는 일을 '내부 총질'이라 폄하하며 피해자에게는 무차별적인 2차 가해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표현의 자유로 치부할 수 없는 일이다"라며 "명백한 폭력이다. 민주당은 이 폭력 앞에 침묵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최강욱 의원에 이어 박완주 의원 등 당내 성비위 의혹이 불거지자 박 위원장은 이에 대해 전면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선언했다.
민주당 내 강성 의원들과 지지자들이 조사를 반대하며 박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지만, 박 위원장은 사퇴를 일축했다. 이어 박 위원장이 대국민 사과와 쇄신안을 통해 지지를 호소했지만, 당내 반응은 차가웠다. 박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측과 박 위원장을 지지하는 측이 둘로 나뉘어 내홍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번 내홍으로 지방선거까지 불똥이 튀어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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