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에 투자한 직장 동료가 며칠 전부터 회사에 나오질 않고 있다. 걱정되는 마음에 연락해봤지만, 연락이 닿질 않고 있다"(레딧)
가상화폐 루나(LUNA)와 테라USD(UST) 가격이 연일 폭락하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국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암호화폐 루나와 테라 급락으로 대부분의 재산을 잃었다는 인증글들이 쏟아졌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118달러(15만원)까지 치솟았던 루나는 12일 오후 기준 0.01달러를 기록했다.
13일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루나를 상장 폐지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바이낸스는 이날 공지사항을 통해 한국시간 기준 오전 9시 40분 루나의 거래 페어를 제거 및 중단한다고 밝혔다.
누리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성토글을 쏟아냈다.
한 누리꾼은 "어제와 오늘만 루나로 3억원을 손실 봤는데 문제는 빚 1억5000만원인데 앞이 안 보인다는 것"이라며 "매달 나가야 할 이자랑 앞으로 직장생활도 힘이 안 난다"고 털어놨다.
이날 아프리카 BJ인 B씨도 '-10억 비트코인. 현물 청산 2만원 남음'이라는 제목으로 실시간 방송을 진행했다. 그는 루나에 투자한 내역이 보이는 화면을 띄워놓고 "불과 이틀 전까진 4억5000만원이 있었는데 지금은 2만원이 남았다"며 허망한 심경을 밝혔다.
이밖에도 루나 투자로 손실률이 수억에 이른다는 누리꾼들의 인증이 이어졌다.
루나·테라USD(UST) 발행업체 테라폼랩스 권도형 대표의 집에 신원미상의 남성이 찾아와 권 대표를 찾다가 도망쳐 경찰이 추적에 나섰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주거침입 혐의를 받는 신원미상의 남성을 뒤쫓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이 남성은 전날 오후 6시쯤 권 대표가 사는 아파트의 초인종을 누르고 남성은 사건 당일 집에 있던 권 대표의 배우자에게 "남편이 집에 있냐"고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권 대표의 배우자를 범죄피해자 안전조치(신변보호) 대상자로 지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남성이 해당 코인에 투자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1991년생으로 올해 만 30세인 권 대표는 전 세계 암호화폐 시장의 거물로 통한다. 외신은 지난달 그를 암호화폐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인으로 소개했다. 그는 올해에만 무려 15억 달러(약 1조8500억원)어치의 비트코인을 매입한 것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권 대표는 대원외고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했다. 이후 소셜커머스 티몬의 신현성 창업자와 의기투합해 테라폼랩스를 설립하고 가격 변동이 크지 않도록 설계한 암호화폐 테라와 루나를 내놨다. 현재 신현성 대표는 테라 경영에는 빠진 상태다.
테라는 사업 초기 '다단계', '폰지 사기' 등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이더리움에 이어 2번째로 큰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플랫폼으로 부상하며 주목을 끌었다.
권 대표는 "테라가 2년 안에 최대 스테이블코인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이날 급락 사태로 그의 꿈은 산산조각났다.
한편 권 대표는 11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테라의 디페깅 복구 계획을 발표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