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마약사범 척결에 앞서왔던 파라과이의 한 검사가 콜롬비아 카리브해 섬으로 신혼여행을 즐기던 중 마약 마피아로 추정되는 테러범들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아내의 눈앞에서 총을 맞은 데다 당시 아내는 임신 2주차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11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파라과이 마르셀로 페치(45) 검사는 신혼여행으로 찾은 카리브해의 바루섬 해변에서 휴식을 취하다 괴한으로부터 총을 맞고 사망했다.
페치 검사는 그의 아내이자 파라과이의 언론인 클라우디아 아길레라와 지난달 30일 콜롬비아 최고의 관광지인 카르타헤나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아내는 남편이 숨지기 불과 몇 시간 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최고의 선물'이라며 임신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아길레라는 "두 남자가 페치를 공격했고, 그들은 작은 배나 제트스키를 타고 온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 중 한 명이 말없이 페치에게 총구를 겨눴다"며 "한 발은 그의 얼굴을, 다른 한 발은 등을 쐈다"고 설명했다. 페치 검사는 그간 마약조직들로부터 협박을 받은 적은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살해 동기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페치의 동료 검사는 "공격이 마약 마피아의 전형적인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페치 검사는 조직범죄, 마약 밀매, 돈세탁 및 테러 자금 조달 등을 전문으로 했다.
호르헤 루이스 바르가스 콜롬비아 경찰청장은 5명의 수사관이 바루섬에 파견됐으며, 파라과이와 미국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당국은 용의자 1명의 사진을 공개했다.
마리오 압도 베니테스 파라과이 대통령은 "비겁한 살인"이라고 비난했고,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도 "가해자를 찾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콜롬비아는 세계 최대 코카인 생산국이다. 특히 국경 지역에서는 콜롬비아 반군인 무장혁명군(FARC) 잔당과 민족해방군(ELN), 다른 범죄조직들이 마약 밀매 루트를 놓고 치열한 영역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 지역에선 군과 경찰을 겨냥한 크고 작은 테러도 이어져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