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다른 사람의 명의를 도용해 수천만원의 대출을 받고 잠적했던 일당이 모두 재판에 넘겨졌다.
제주지방검찰청은 컴퓨터 등 사용 사기 등의 혐의로 지난 2월 말 대출사기 의뢰인 A씨(49)와 공범 B씨(52)를 기소한 데 이어 이달 초 주범인 대출사기 브로커 C씨(30)를 추가 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사건은 지난해 3월4일 신용불량자인 A씨가 주점 업주인 B씨를 통해 C씨를 소개받으면서 시작됐다. 이 자리에서 세 사람은 철저히 역할을 분담하기로 했고 이튿날 곧바로 범행에 착수했다.
C씨는 지난해 3월5일 A씨로부터 피해자 D씨 명의의 휴대전화와 주민등록증 등을 전달받은 뒤 피해자 D씨 명의로 모바일 대출을 신청했다.
이 과정에서 C씨는 금융기관에 피해자 D씨의 주소를 B씨의 주소지로 등록하는 등 피해자 D씨가 대출사실을 알 수 없도록 하는 주도면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금융기관의 확인 전화는 피해자 D씨 행세를 하기로 한 B씨의 대응으로 피해 갔다.
이 같은 방법으로 세 사람은 같은 해 4월16일까지 금융기관 4곳으로부터 피해자 D씨 명의로 총 4500만원의 대출을 받았다. B씨는 전체 대출금의 38%인 1690만원을 사례비로, C씨는 30%인 1350만원을 커미션으로 받아 챙겼다.
피해자 D씨는 휴대전화 개설 과정에서 대출로 인해 신용등급이 낮아진 사실을 인지하고 같은 해 11월27일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난 2월10일 기소 의견으로 A씨와 B씨를 검찰에 넘겼고, 검찰은 보완수사를 통해 최근 C씨까지 붙잡아 재판에 넘겼다.
A씨와 B씨의 경우 지난 3월30일 제주지방법원에서 각각 징역 1년, 징역 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향후 재판과정에서도 불법 명의도용 대출사기 피의자들에게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하겠다"며 "서민생활을 침해하는 민생범죄에 대해서는 충실한 수사로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