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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희망퇴직 거부했다 해고된 직원들, 법원갔더니..

입력 2022.05.08 09:00  수정 2022.05.08 13:47
희망퇴직 거부했다 해고된 직원들, 법원갔더니..
서울행정법원 © 뉴스1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경영상의 이유일지라도 해고를 피하고자 노력하지 않은 사측의 해고 통보는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긴박한 상황일지라도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을 갖고 해고해야 한다는 취지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이상훈)는 A사회복지법인이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2008년에 설립된 A복지법인은 약 100명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노인요양시설이다. A복지법인은 2019년 11월 이전 원장의 인건비 부정수급 등의 이유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5억3287억원 장기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을 받았다.

이 일로 인해 A복지법인은 2019년 9월 기준 91명이었던 시설 입소자가 같은해 12월 59명으로 급감하게 됐다. 근로자 수 역시 2019년 말 기준으로 32명만 남게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산진구청은 이 사건으로 2020년 1월3일 '50일의 장기요양기관 업무정치처분'을 내렸다. 결국 A복지법인은 2020년 1월7일 직원들에게 경영상 해고가 불가피하다고 공고했다.

이후 A복지법인과 근로자대표는 1월23일 '전 직원을 경영상 해고 대상자로 선정한다'는 내용의 노사합의서를 작성했다. 32명 중 25명은 1월31일자로 희망퇴직했고, 희망퇴직을 거부한 7명은 2월29일자로 해고됐다.

해고된 근로자들은 같은해 5월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라고 구제신청을 제기했다.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해고 회피 노력을 다했다고 보기 어렵고 합리적인 해고 기준을 마련하지 않았다"며 구제신청을 인용했다.

A복지법인은 중앙노동위원회에도 재심을 신청했지만 같은 이유로 기각됐다. A복지법인은 같은해 12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해고할 당시) 국민건강보험공단 환수결정, 50일간의 업무정치처분으로 단기간 동안 대규모 지출이 예정돼있고 수입이 없는 상태였다"며 "A복지법인이 근로자들을 해고할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는 있었다고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업무정지기간 후 사업장의 영업이 가능했다"며 "희망퇴직을 신청하지 않은 근로자 전원을 해고대상자로 선정한 것은 원고가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했다거나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해고자를 선정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또 "근로자대표는 입후보 공고 등 공론화 과정도 없이 근로자대표 선출 동의서에 근로자들의 서명으로만 선출됐고, 근로자대표 선출일도 확인되지 않는다"며 "근로자대표와 A복지법인의 해고 협의도 해고 대상이 된 근로자들과 공유했다는 점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A복지법인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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