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20년 차 베테랑 경찰과 4개월 차 신임 순경이 술에 취해 흉기를 휘두르는 남성을 제압한 사연이 공개돼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5일 경기 하남경찰서와 뉴시스에 따르면 경기 하남시에 위치한 한 지구대에 지난해 9월 "술에 취한 고객이 포인트 적립이 안 된다며 소리를 지르는 등 행패를 부리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20년 차 베테랑 경찰인 박수창 경위와 4개월 차 신입 류미연 순경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슈퍼마켓 점장인 A씨와 고객인 B씨가 격한 말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B씨는 당시 술에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와 B씨는 현장 출동한 경찰들에 의해 분리 조치됐고, B씨가 슈퍼마켓을 떠나면서 상황이 정리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박 경위는 B씨가 혼잣말로 욕을 하는 등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채 현장을 떠나는 모습을 지켜본 후 팀원들에게 사건 발생지 주변을 순찰하라고 지시했다. 박 경위는 'B씨가 다시 돌아와서 해코지를 할 수 있겠다'라는 직감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에 박 경위와 팀원들과 현장에서 거점 근무를 하며 20여분간 현장을 떠나지 않았고 근처를 예의주시하기 시작했다.
10여분이 지난 시점에서 박 경위가 사건 메모를 정리하고 있을 때, B씨가 근처 마트에서 식칼을 사 들고 슈퍼마켓으로 들어왔다. 근처에서 대치 상황을 주시하던 류 순경은 무전으로 동료들에게 상황을 전달했고 박 경위와 류 순경이 B씨를 제압한 후 칼을 빼앗아 사건이 마무리됐다.
경기남부경찰이 지난달 25일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에서 박 경위는 "여기서 이 사람을 제지해야겠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류 순경은 임용된 지 4개월밖에 되지 않은 신입임이 밝혀지며 주위를 놀라게 했다.
하남경찰서 관계자는 "식칼을 들고 온 시간이 순간이어서, 재빠르게 제압하지 못했다면 정말 큰 사고가 날 뻔했던 상황"이라며 "20년 경찰의 직감으로 순식간에 피의자를 제압한 박 경위와 4개월 차인데도 맨손으로 식칼을 잡았던 류 순경 모두 대단하다"고 밝혔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