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파란불' 주식시장서 '64조' 쓸어담은 워런 버핏, 뭐 담았나 보니...

입력 2022.05.02 07:33수정 2022.05.02 09:30
버크셔해서웨이의 4대 투자종목에서
1분기에 코카콜라 제치고 美 석유업체 셰브런 '껑충'
비디오게임업체 액티비전블리자드 주식 보유량도 늘려
버핏 "미국 대기업들이 증시 포커판의 칩으로 전락했다"
"비트코인이 아무런 가치도 창출하지 않고 마법만 갖고 있다"
온통 '파란불' 주식시장서 '64조' 쓸어담은 워런 버핏, 뭐 담았나 보니...
(출처=뉴시스/NEWSIS)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다시 지갑을 열었다.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 2년간 185조원이 넘는 현금을 쥐고 있던 워런 버핏의 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올 1분기에 510억 달러(약 64조원)의 주식을 쓸어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달 미국 보험사 앨러게니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미 비디오게임업체 액티비전블리자드(이하 액티비전)의 주식 보유량을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올해 1분기엔 에너지 기업 주식도 대거 사들였다. 버핏이 낙점한 종목 중 가장 눈에 띄는 종목은 미국의 석유업체 셰브론이다. 버핏의 포트폴리오에서 셰브론은 9위에 불과했지만 지난 1분기에는 4위까지 뛰어오르면서 버핏의 '오랜 사랑' 코카콜라도 제쳐 이목을 끌었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버핏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의 연례 주주총회에 참석해 최근 투자 상황을 설명했다고 AP통신과 CNBC는 보도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 등 재계 리더와 주주 4만 여명이 몰렸다. 2019년 이후 2년 만에 개최된 오프라인 주주총회에서 버핏은 주주들과 5시간에 걸쳐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버크셔는 기후변화 위기에도 온실가스를 유발하는 화석연료 투자를 키웠다. 거대 정유회사 셰브론 주식을 지난해 말 45억 달러에서 올해 3월 말 259억 달러(약 33조 7000억원)로 5.8배 늘린 것이다. 셰브론은 버핏의 오랜 사랑 코카콜라를 밀어내고 버크셔가 투자한 4대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버크셔는 천연가스와 석유를 파는 옥시덴털에도 지난달 초 70억 달러를 투자해 이 회사 지분을 14%로 끌어올렸다. 버핏은 "미국이 자국산 석유를 더 많이 생산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버핏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수하기로 한 비디오게임 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주가가 아직도 저평가됐다며 지분을 현재 9.5%에서 계속 늘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버크셔는 지난해 4분기 10억 달러의 액티비전 주식을 처음 매입했다. 이 밖에 버크셔는 종합보험사 앨러게니를 116억 달러에 인수하고 PC, 노트북으로 유명한 휴렛팩커드(HP)의 지분 11.4%도 사들였다.

온통 '파란불' 주식시장서 '64조' 쓸어담은 워런 버핏, 뭐 담았나 보니...
30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의 연례 주주총회에 참석한 워런 버핏의 모습. REUTERS/뉴스1 /사진=뉴스1 외신화상
버핏은 이날 "월스트리트 금융사들은 자본주의라는 식탁에서 떨어지는 빵부스러기를 챙겨 어떤 식으로든 돈을 번다"며 이들이 투자자들의 투기적 행태를 부추기고 있다고 작심 비판했다.
월가는 사람들이 하루 스무번씩 매매하도록 부추기면서 이들이 '투자'할 때보다 '도박'을 할 때 훨씬 더 많은 돈을 챙긴다면서 "미국 대기업들이 증시 포커판의 칩으로 전락했다"고 씁쓸해했다.

버핏은 다시 한번 비트코인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피력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아무런 가치도 창출하지 않고 마법만 갖고 있다"고 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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