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침묵 깬 윤석열, 측근에게 "여야 합의안대로.."

입력 2022.04.25 07:54수정 2022.04.25 08:05
'검수완박' 침묵 깬 윤석열, 측근에게 "여야 합의안대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2일 부산 진구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기원 대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4.22.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이 박병석 국회의장의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에 합의한 것을 두고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핵심 측근에게 "(여야) 합의안대로 가는 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동아일보 단독보도에 따르면 22일 오후 여야가 검찰의 직접수사권 폐지 등을 담은 중재안에 합의한 이후 윤 당선인은 시민사회, 법조계 등의 비판 여론을 주의 깊게 수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윤 당선인의 친정 격인 검찰이 들끓고 있다는 점에서 윤 당선인도 합의안을 거듭 면밀히 검토했다고 한다.

윤 당선인은 "국민 여론과 형사사법 체계 전반을 감안하면 (여야) 합의안대로 가는 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사실상 반대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진다. 이어 "국민의힘이 의원총회 등을 통해 법안을 논의하고 (그 결과를 통해 추후) 법안 심사에서 재논의가 필요하다"며 핵심 측근에게 이같이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윤 당선인의 핵심 측근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여야 합의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도 이런 윤 당선인의 뜻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후보자는 "2021년 1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형사사법) 제도에서조차 서민 보호와 부정부패 대응에 많은 부작용과 허점이 드러났다"며 "면밀한 분석과 사회적 합의 없이 추가 입법이 이뤄지면 문제점들이 심각하게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국민의힘도 검수완박 중재안 재검토 입장을 밝혔다. 이준석 대표는 24일 한 후보자와 전화 통화 후 검수완박 중재안 재검토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한 후보자는 이 대표에게 중재안의 문제점과 예상되는 부작용을 설명했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도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중재안을 두고 "일반 국민의 기준에서 볼 때 이번 합의는 미흡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윤 당선인 측은 동아일보에 "국민의힘이 의원총회 등을 거쳐 의견을 추가 수렴해 추후 법안 심사에서 (합의안의) 문제점들이 개선되기를 바라는 게 윤 당선인의 의중"이라고 밝혔다. 윤 당선인의 또 다른 핵심 관계자는 "결국엔 국민이 곧 주인"이라며 합의 번복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음을 암시했다.

'검수완박' 침묵 깬 윤석열, 측근에게 "여야 합의안대로.."
박병석 국회의장(가운데)과 더불어민주당 박홍근(왼쪽),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관련 국회의장 중재안에 합의한 후 합의문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4.22/뉴스1.사진=뉴스1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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