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더이상 찾아오지 말라"는 말에도 남자 약사를 지속적으로 스토킹한 50대 여성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부산지법 형사4단독(최지영 판사)는 스토킹범죄의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51)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0월21일부터 12월15일까지 약사 B씨가 일하는 부산 부산진구 한 약국을 여러 차례 찾아가 만남을 요구하는 등 스토킹한 혐의를 받는다.
A씨의 일방적인 구애는 B씨가 본인에게 호감을 갖고 있다고 착각했을 때부터 시작됐다.
그는 20년 전부터 조현병을 앓아온 탓에 상황 판단력이 떨어지고 과거 행동도 잘 기억하지 못한다.
A씨는 약국에서 B씨에게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다며 마스크를 벗으라면서 "뽀뽀는 해봤나. 나는 키스도 잘하고 자궁도 튼튼하다. 이런 내 마음은 변하지 않을 거다"라고 추근댔다.
아울러 '점심시간 언제냐' '저녁 같이 먹자'는 말을 건네며 지속적으로 만남을 요구했다.
끈질긴 스토킹에 B씨는 공포심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에 법원도 지난해 11월30일부터 2개월간 B씨의 약국으로부터 100m 이내 접근 금지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법원의 명령에도 계속해서 약국을 찾아와 B씨를 지켜보는 등 A씨의 구애는 멈추지 않았다.
검찰은 A씨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반복적으로 스토킹 행위를 해 불안감을 일으켰다"며 "피해자 역시 엄벌을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이 정신 지체장애인이고 전과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