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 아내에게 손 편지 쓴 남편, 우표 못 구하자 내린 결단

입력 2022.04.21 14:12수정 2022.04.21 14:18
암 투병 아내에게 손 편지 쓴 남편, 우표 못 구하자 내린 결단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뉴스1


암 투병 아내에게 손 편지 쓴 남편, 우표 못 구하자 내린 결단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최서영 기자 = 아내에게 쓴 편지를 보내려던 한 남성이 우표 대신 1000원 현금을 우체통에 넣었다가 우체국으로부터 감동적인 답장을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오늘 감동한 사연"이라는 제목의 글이 공개됐다.

자신을 울산에 사는 일용직 노동자라고 밝힌 작성자 A씨(57)는 "지난달 태안 화력발전소에 정비 공사를 하러 충남 태안에 올라온 지 한 달이 지났다"며 "객지를 떠도는 직업이라서 몇 년 전 암 수술을 받은 아내 곁을 늘 떠나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곧 아내 생일이라서 객지 생활하면서 편지라도 한 통 써서 생일 축하한다고 하고 싶어 손 편지를 썼다"며 "그런데 요즘 우표 살 데도 없고 편지 보내기가 좀 어렵더라"고 전했다.

이에 A씨는 지난 10일 아내에게 쓰는 편지를 부치려 했지만 그날은 일요일이었기 때문에 우표를 구하기가 어려웠다.

결국 A씨는 "차를 뒤적거려 아무 종이에다가 '우표 사서 접수를 부탁한다'는 메모를 쓴 뒤 1000원을 동봉해 우체통에 넣었다"고 밝혔다.

A씨가 공개한 손편지에는 "우편물 수거하시는 분께. 일요일이라서 우표를 못 사서 이렇게 1000원을 동봉합니다. 죄송합니다만 우편을 부칠 수 있게 부탁드립니다. 문제가 있으면 전화를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번거롭게 해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메모가 적혀 있었다.

그런데 일주일쯤 뒤 숙소로 돌아온 A씨는 우체국에서 보낸 우편 한 통을 발견했다.

A씨는 "우편을 보고 순간 '뭐지? 반송됐나'하고 개봉했더니 우표대금 430원을 제한 거스름돈 570원을 비닐봉투에 넣어서 제가 쓴 메모와 영수증과 함께 보냈더라"라며 "너무 고맙게 일 처리를 해준 태안 이원 우체국 직원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 글을 남긴다. 30년 만에 감동을 느껴봤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아내와 연애할 때 편지를 많이 썼는데, 1992년 이후 처음으로 이번에 편지를 썼다"며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제겐 정말 눈물이 왈칵 나올 만큼 큰 감동이었다.
객지 생활하면서 피폐해진 마음이 확 풀어졌다. 태안 이원 우체국 칭찬해달라"며 글을 마쳤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담당 직원분이 정말 배려심이 많고 친절하다", "훈훈하고 멋진 감동적인 사연이다", "손편지 추억이 생각난다"며 훈훈함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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