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남초 현상이 심각한 중국 농촌에서 신랑이 신부에게 지급해야 하는 지참금이 5000만 원을 상회하는 등 갈수록 '신랑 지참금'이 치솟고 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보도했다.
원래 지참금은 신부가 신랑 측에 지급하는 돈이다. 신랑이 신부 측에 지급하는 비용을 일컫는 용어는 아직 없다. 이런 풍습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신랑 지참금’이라는 용어가 새로 생겨야 할 형편이다.
중국에서는 신부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법적으로 금지돼 있지만 여성이 귀한 농촌 지역에서는 신부를 맞을 경우, 신부 측에게 일정한 돈을 지불해야 한다.
남초 현상으로 여성의 부족함에 따라 신붓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것이다.
중국 북서부 지역인 간쑤성에 사는 진모씨는 한 여성과 수년 동안 사귄 뒤 최근 결혼을 제안했으나 지참금으로 30만 위안(약 5740만원)을 요구하자 헤어져야 했다. 그의 연간 수입은 2만 위안(약 383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일부 지방도시는 현실을 인정하고 신랑 지참금 상한선을 제시하고 있을 정도다. 간쑤성의 한 자치구는 신랑 지참금의 상한선을 8만 위안(약 1531만원)으로 설정하고 있다.
관련 분쟁도 급증하고 있다. 이 자치구에서 신랑 지참금 관련 법정 분쟁이 지난해 59건 발생했다. 이는 전년의 21건에서 2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이는 중국 농촌지역에서 남초현상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농촌 지역에 남초현상이 계속되는 한 신랑 지참금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농촌 지역 성비는 여성 100명 당 남성 108명이다.
이는 중국이 지금은 폐지됐지만 ‘1가구 1자녀’ 정책을 오랫동안 유지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정책으로 인해 남아를 선호하는 중국에서 여아를 잉태할 경우, 이를 유산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