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부원장·원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정 후보자의 자녀가 경북대의대에 편입한 것과 관련해 연일 공정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 후보자는 전날(17일) 기자회견을 통해 아들·딸의 경북대의대 편입 논란, 아들의 병역 문제 등과 관련해 "분명한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여러 불필요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반박했지만, 의료계에서는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의가 구현되고 상식이 통하는 나라를 원하는 대한민국 의사들 일동'도 정 후보자 사퇴를 촉구하는 온라인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정 후보자가 의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논란이 불거졌을 때 조 전 장관 퇴진과 조민 씨의 퇴교를 촉구하는 온라인 서명을 진행한 바 있다.
성명문에서 이들은 정 후보자 자녀가 편입할 때 특별히 유리한 전형이 존재했다는 점, 자녀가 편입할 때 (정 후보자와) 인연이 깊은 심사위원 3명만이 구술평가시험에서 만점을 부여한 점실, 정 후보자의 아들이 초기 현역의 신체등급을 받은 5년 후 정 후보자가 근무하는 기관에서 4급 신체등급을 받은 점 등이 소위 '아빠찬스'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후보자의 주장대로 (자녀의 입시과정에서) 불법적인 요소는 없다고 하더라도, 도덕적 윤리적인 문제가 개입했을 가능성은 매우 농후하다"며 "이해충돌의 문제에 대해 경륜이 있는 의과대학 교수가 (이해충돌의) 윤리성을 외면하고 '불법적인 부분을찾아내라'는 어처구니 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정 후보자는 일반인이 갖는 도덕적 의무의 수준조차 갖추지 못했다"면서 "모처럼 의료전문인의 보건복지부 장관 지명에 대해 의사들은 정 후보자를 환영했다. 그러나 공정이라는 원칙을 지키는 것 보다 중요할 수는 없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현직 의대교수들도 정 후보자의 의혹과 관련해 쓴소리를 내놓았다. 경북대의대 편입학 심사위원들이 정 후보자의 자녀임을 알게된 후 입시에 무의식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정 후보자의 딸은 구술평가 한 과목에서는 만점을 받기도 했고, 아들 역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으면서 논란은 연일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이외에도 정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은 아들 논문 짜깁기 논란, 경북대병원 채용비리 논란, 아들 병역 문제, 대리 경작 및 농지법 위반 논란 등 10여개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