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살인' 피의자 이은해씨와 조현수씨가 검거된 후 피해자의 누나가 "이런 날이 올거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겪고 나니 글로 표현하기 어렵다"면서 마음의 짐 하나 정도는 내려 놓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심경을 밝혔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어제 16일 낮 12시 25분께 경기 고양시 덕양구 모 오피스텔에서 살인·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이씨와 조씨를 동시에 체포한 후에 올린 글을 통해서다.
오늘 17일 인터넷 카페를 보면 '안녕하세요. OO이 누나입니다'라는 글이 눈에 띈다. 계곡 살인사건으로 고인이 된 피해자의 누나 A씨가 오늘 새벽에 작성한 글이다.
누나는 "분노가 치밀었고 그런 일을 겪고도 말도 못한 동생이 원망스러웠고 가여웠다"며 "제 동생을 담보로 본인의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고 했던 그 짐승들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최근 공개된 그들의 편지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내사 종결 후 보험금을 받을 생각에 몇개월은 행복을 꿈꾸고 완전범죄를 꿈꿨을 것이다"고 했다. 또 "20년 봄 쯤 보험금 지금이 계속 미뤄지니 제게 도움을 청했던 그 뻔뻔함을 아직도 기억한다"며 "언제까지 그럴 수 있는지 앞으로 더 지켜보려 한다"고 했다.
누나는 "(이은해는) 제 동생과 저희 가족을 기망했으며 얕은 수로 사회와 세상을 속이려 했다"며 "앞으로 재판까지 험난한 과정을 겪을 수도 있다고 하지만, 여기까지 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저희에게는 엄청난 위안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득 오늘밤은 동생과 전화통화라도 하고 싶은 날이다. 범죄자는 벌을 받고 동생은 그 여자를 만나기 이전으로 돌아가 평범하게 살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또 "사건이 덮어질까 두려웠고 막막했다"며 "현장에서 애써주신 형사님들, 지난해 2월부터 이 사건을 맡고 공들여 수사해 주신 인천지검 검사님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