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스1) 박아론 기자 = '가평 사망' 사건 피의자 신분으로 도주해 공개수배 18일째 검거된 이은해(31·여)와 조현수(30)의 은신처에서 압수된 휴대폰 2대가 검찰로 넘겨졌다.
17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이씨와 조씨의 은신처인 경기 고양시 덕양구 한 오피스텔에서 이씨와 조씨가 각각 사용하던 휴대폰 1대씩 총 2대가 현장에서 발견됐다.
이 휴대폰은 본인 명의가 아닌 '대포폰'일 것으로 보인다. 은신처에는 휴대폰 2대 외에도 휴대폰이 더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 등은 지난 2월 입주가 시작된 이 오피스텔에 상당 기간 머물렀을 것으로 보인다. 도피 상황에서 자주 은신처를 옮기기보다 이곳에서 은거 생활을 지속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도피에 필요한 생활용품 등이 충분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2월 인천 연구수의 주거지를 떠난 뒤 4개월 동안 검경의 눈을 피해 다녔다.
당시 주거지 인근에서 발견된 차량에는 이은해와 조현수 것으로 보이는 여행용 캐리어 2개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검찰은 이 캐리어 내용물 중 개인 물품 등을 제외하고 범죄 입증에 필요한 증거물들은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잠적 당시 주거지 주변의 정황으로 볼 때 급하게 도피를 결정하고 최소한의 생활도구만 챙겨 떠나면서 나머지 물품은 도피 현장에서 조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들을 검거한 오피스텔에서 도피에 사용한 도구들과 범행을 입증할 증거물들을 함께 압수했다. 가장 관심이 가는 압수물은 이들이 사용한 휴대폰 등 통신 수단과 도피 자금으로 사용한 현금이나 타인 명의의 신용카드 등 지불수단이다.
이씨 등은 도피 중 휴대폰과 신용카드 거래 내역 등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대포폰'과 '대포차량' 사용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검거 당시 대포폰 등이 확보돼 도피행각을 이어갈 수 있었던 단서가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은신처였던) 오피스텔에서 압수한 물품이 있어 검찰에 넘겼다"며 "경찰은 체포영장만 발부받아 집행했고, 모든 도피 행각에 따른 도피 자금, 은신처, 조력자들에 대한 수사는 검찰이 권한이 있기 때문에 구체적 사항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씨 등은 이날 낮 12시25분 경기 고양시 덕양구 한 오피스텔에서 검거됐다. 공개수배 18일째이자 도주 124일째만의 일이다.
조력자가 없었다면 이들이 이 기간 어떻게 수사기관의 눈을 피해 도피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는 지 관심이 쏠린다.
이씨 등이 도피생활을 한 오피스텔은 전세가가 2억대로 형성돼 있다.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이곳에서 최장 2개월가량 생활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들이 어떻게 도피생활을 했는지 파악 중이다. 또 이들이 도주해 중단됐던 2차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두 사람은 2019년 당시 피해자 C씨(39)에 대한 살인 및 살인미수 등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지난해 12월14일 검찰 2차 조사에 불응해 도주했다.
검찰은 올 1월 두 사람을 지명수배하고 추적했으나 3개월에 걸친 수사 끝에도 둘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30일 두 사람에 대한 수사를 공개수사로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