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해상운임 상승 등의 여파로 밀 가격이 급등하면서 서울 지역의 칼국수 가격이 처음으로 8000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해외곡물시장정보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시카고선물거래소의 밀 선물 가격은 t(톤) 당 405.55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230.75달러)에 비하면 약 75.8% 상승했다. 지난달 7일에는 475.46달러까지 치솟으면 1년 전 대비 두 배 가량의 수치를 기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국제 곡물 시장에서 밀 공급에 대한 차질이 예상되자 주요 곡물 수출국이 수출제한에 나서며 밀 가격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밀 수출량의 약 29%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중 러시아는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이다.
이로 인해 밀가루를 사용하는 외식 물가와 원자재 가격에도 큰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의 칼국수 평균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7%가 상승한 8113원이다.
서울 지역 칼국수 가격이 8000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지난 2월부터 7000원대 후반으로 8000원에 육박했었다.
냉면과 자장면 등 밀가루를 사용하는 또 다른 음식의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냉면은 9.7%, 자장면은 9.4%가 상승했다. 서울 지역의 냉면가격은 조만간 1만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같은 기간 삼겹살은 3.5%, 김밥은 5.2%로 상승률이 밀가루 음식에 비해 높지는 않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달에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곡물 국제가격 상승으로 국내 가공식품, 배합사료 및 축산물 외식 물가 상승 압박이 클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대체 원산지 개발 및 국내 물가 영향 최소화를 위한 금융·세제 지원을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 비축 등 국내 공급 기반 확대와 국제 곡물 유통 부문 진입을 통한 국제곡물조달시스템 구축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