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갑자기 112 누르더니 "점심 먹자" 황당 발언 이유

입력 2022.04.11 08:02수정 2022.04.11 10:21
택시기사, 갑자기 112 누르더니 "점심 먹자" 황당 발언 이유
택시기사 A씨가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을 태웠을 당시 모습. (사진=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경기 남부지역에서 영업하는 택시기사들이 기지를 발휘해 보이스피싱을 일삼던 사기범들이 붙잡는데 큰 도움을 줘 경찰서에서 표창장을 받았다.

지난 7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택시 기사 A씨는 보이스피싱을 수사 중인 한 경찰관으로부터 올해 1월 시흥시에서 태운 손님이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이었다는 사실을 전달받았다.

A씨는 연락을 전달받은 다음날 시흥에서 태운 손님이 여러 정황을 살펴 볼 때 이전에 태웠던 보이스피싱 수거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A씨는 지인과의 식사 약속 전화인척 112에 전화해 “형님, 우리 점심 어디서 먹을까요?”라며 통화를 시작했다.

전화를 받은 경찰관은 “112 상황실입니다”라고 답했지만 A씨는 “알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일반적이지 않은 전화내용에 112 경찰관은 범죄 신고임을 알아채고 장소 등을 알 수 있는 답변을 유도했다.

경찰관은 전화를 통해 신고를 접수했고 택시가 남안산 나들목으로 향하는 것을 확인한 뒤 고속도로순찰대에 연락해 A씨의 택시를 발견하고 수거책을 검거했다고 전해졌다.

이외에도 지난 2월 택시기사 B씨는 손님과의 대화 중 “인천에서 돈을 수금하러 간다”, “돈을 받으려면 30~40분 기다려야 한다” 등의 말을 통해 보이스피싱범이라는 것을 유추했다.

B씨는 손님을 목적지에 내려준 뒤 곧바로 경찰에 신고해 인상착의 등을 전했고 보이스피싱범은 출동한 경찰에게 체포됐다.

경기남부경찰청은 A씨와 B씨 등 3명을 ‘피싱 지킴이’로 선정하고 이들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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