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올해 1·4분기 코스피 수익률은 -7.73%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도 -8.99%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지수로만 봤을 때, 올해는 주식 투자를 하지 않은 것이 돈을 버는 일이었다.
그 와중에 수익률 200~300%를 달리고 있는 재테크 상품이 생겼다. 16년 만에 재출시된 '포켓몬빵'이다. 포켓몬빵에 동봉된 '띠부씰'(떼었다 붙였다 하는 스티커)을 구하기 위해 대형마트와 편의점 '오픈런'은 물론 중고 시장에서는 웃돈 거래가 성행할 정도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출시된 '시즌2' 제품도 품절 대란 조짐을 보이고 있다.
9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포켓몬빵은 지난 2월 24일 재출시 이후 일주일 만에 150만개, 한 달 만에 700만개, 40일 만에 1000만개 가까이 팔렸다.
그러나 시즌2도 출시된 지 하루 만에 2~3배의 웃돈이 붙으며 인기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는 포켓몬빵 시즌2 제품 3종을 각 7000원에 개별 판매, 일괄 2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지난 1998년 출시된 뒤 2006년 단종된 포켓몬빵은 동봉된 '띠부씰'수집 열풍을 일으키며 큰 인기를 끌었다. '국민 간식'이었던 제품이 16년 만에 나오자 당시 띠부씰을 모았던 1990년대생들의 향수를 자극한 점이 인기 요인으로 풀이된다.
포켓몬빵 품절 대란을 일으킨 띠부씰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빵 가격인 1500원보다 훨씬 비싼 2~3만원에, 희귀한 캐릭터의 경우 5만원에 거래된다. 지난 7일 당근마켓에는 총 159종의 띠부씰 스티커를 모은 씰북이 110만원에 올라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띠부씰 시세표까지 등장했다. 해당 게시물에 따르면 포켓몬 스티커 중 흔한 종류는 3000원~6000원대, 구하기 힘든 '뮤'나 '뮤츠'는 5만원 안팎으로 가격을 책정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포켓몬빵 품귀 현상이 벌어지자 편의점과 대형마트 앞에는 영업시간 전부터 대기하는 오픈런 행렬이 이어졌다. 일부 대형마트 앞에서는 새벽부터 나온 소비자들이 텐트를 치거나 돗자리를 깔고 기다리고 있다는 목격담도 올라왔다.
SPC삼립 관계자는 "지난 2월 출시 당시 계획에 따라 냉장 디저트 등 새롭게 라인업을 추가해 포켓몬빵 공급량을 기존 대비 30% 이상 늘릴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추억을 소환할 수 있는 다양한 포켓몬빵 신제품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