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아브라모비치·우크라 대표단, '독극물 중독' 의심 증상

입력 2022.03.29 07:49수정 2022.03.29 07:52
러 아브라모비치·우크라 대표단, '독극물 중독' 의심 증상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 구단주였던 러시아의 올리가르히 로만 아브라모치비. © AFP=News1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러시아의 침공으로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을 중단하기 위한 평화협상이 다각도로 진행 중인 가운데, 이번 협상을 돕고 있는 러시아 억만장자 로만 아브라모비치와 우크라 측 협상 대표단이 독극물 중독 의심 증상을 보였다고 28일(현지시간) 탐사보도업체 벨링캣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브라모비치와 우크라이나 평화협상단 측은 이달 초 키이우에서 접촉한 뒤 안구 통증과 피부가 살짝 벗겨지는 증상을 호소했다.

다만 이를 초기 보도한 WSJ와 밸링캣 측은 독극물 중독 정황에 초점을 맞춘 반면, 후속 보도한 로이터 통신과 CNN은 논란 차단에 나섰다. 로이터는 미 당국자 발언을 인용, "독극물이 아닌 환경적 요인인 것 같다"고 했고, CNN도 "(내부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진 않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 측도 비슷한 설명을 내놓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한 소식통은 이번 보도와 관련해 "사실이 아니다"며 "또 하나의 허위 정보일 뿐"이라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협상단을 이끌고 있는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실 보좌관은 "많은 추측과 다양한 음모론이 있다"고 했고, 협상단 측 다른 관계자는 "검증되지 않은 정보는 신뢰하지 말라"고 촉구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국영TV 인터뷰에서 "모두가 뉴스와 센세이션에 목말라 있다"며 비슷한 취지로 논란을 일축했다. 다만 그는 "누구든 러시아와 협상을 위해 접촉할 땐 뭐든 먹거나 마시지 말고 (뭔가의) 표면을 만지는 건 삼가라고 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아브라모비치 측은 CNN 등 언론의 관련 사실 확인 요청에 별도로 할 말은 없다고만 밝혔다.


아브라모비치는 이번 전쟁으로 서방의 제재 대상에 오른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 중 하나로, 이번 제재로 자격을 박탈당하기 전까지 영국 프리미어 리그 첼시 구단주였던 것으로 유명하다. 어머니가 우크라이나 태생으로, 이번 전쟁 발발 후 나흘 만에 시작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협상에 관여해온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다만 그의 역할은 비공식 협상자로, 러시아 협상 대표단에 소속돼 있거나 공식적인 중재자로서의 역할은 아니라는 게 아브라모비치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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