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27일 연합뉴스에 "국회 인사청문 절차 일정을 고려하면 늦어도 이번 주 초에는 총리 후보 검증을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거대 야당의 십자포화가 예상되는 만큼 초대 총리 후보로는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무난히 통과할 만한 인물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예측이 나온다. 여소야대 국회의 인사청문 정국에 대비, 윤 당선인 측은 역대 어느 정부와 비교해도 가장 강도 높은 '송곳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주진우 전 부장검사가 이끄는 10여명의 검증팀이 보안을 위해 삼청동과 통의동이 아닌 제3의 장소에 사무실을 열고 본격적인 검증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윤 당선인은 전날 인수위 워크숍에서 "가장 중시해야 하는 것은 실용주의이고 국민의 이익"이라며 "제일 중요한 것이 경제"라고 강조해 '경제통' 후보군이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호남(전북 전주) 출신이자 경제 관료로 잔뼈가 굵은 한 전 총리가 윤석열 정부 첫 총리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노무현 정부에서 총리직을 지낸 한 전 총리는 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부에서 모두 차관급 이상 고위직을 지낼만큼 정치색이 옅은 것이 장점이다. 통상산업부 차관, 통상교섭본부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등을 맡은 통상 전문가이기도 하다. 다만 올해로 73세라는 점이 부담으로 지적된다.
일각에서는 박용만 전 두산 회장도 후보군으로 꼽는다. 산업 현장에서 40여 년 활동한 기업인으로 민주당 인사들과도 친분이 깊다. 박 전 회장은 지난 24일 자신이 보유한 ㈜두산 주식을 모두 처분하면서 정치권에서는 인사검증 준비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재벌 출신 총리에 대한 국민 여론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윤 당선인이 172석을 가진 '거야'(巨野) 더불어민주당과의 협치를 위해 민주당 출신 총리를 기용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국민통합위원장을 맡은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와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을 맡은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은 국민통합에 방점을 찍은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김 전 대표와 박 전 부의장 모두 윤 당선인의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김 전 대표는 건강 문제가, 박 전 부의장은 윤 당선인과 같은 특수부 검사 출신이라는 점이 장애물로 꼽힌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최근 총리직에 대한 질문에 대해 "지금 현재 제가 맡은 일에 집중하자는 생각 밖엔 머릿속에 들어있지 않다" "어디 한눈팔고 다른 생각 할 여유가 전혀 없다"고 답하면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이 마무리되면 당권에 도전하는 쪽으로 기울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MBN '시사스페셜'에 출연해 안 위원장을 두고 "충분한 자질을 갖춘 분"이라며 "윤석열 당선자와 여러 번 교류했지만, 안 대표에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고 있어서 (총리 후보군에서) 배제하는 건 맞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과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총리 후보로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