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은 24일 대구 달성군 사저에 도착해 지지자들 앞에서 "오랜만에 여러분께 인사를 드립니다"라며 대국민 인사를 했다. 이어 "돌아보면 지난 5년의 시간은 저에게 무척 견디기 힘든 그런 시간들이었다. 힘들 때마다 저의 정치적 고향이자 마음의 고향인 달성으로 돌아갈 날을 생각하며 견뎌냈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인사말을 시작한지 1분여만에 누군가 소주병으로 추정되는 박 전 대통령을 향해 물체를 던져 유리가 깨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십여명의 경호원들은 "기습이다" "엄호해"라고 외치며 빠르게 박 전 대통령 근처로 모여들었다. 방송사 카메라에는 박 전 대통령과 지지자들 사이 도로에 있는 깨진 유리병 파편이 잡혔다.
액체가 들어 있던 유리병은 박 전 대통령 왼쪽 앞 3m 지점 바닥에 떨어지며 산산조각이 났다. 당시 소주병 파편이 박 전 대통령앞 1m까지 튀었으나 다친 사람은 없었다.
10여명의 경호원들이 순식간에 박 전 대통령을 에워쌌으며 소주병을 던진 40대 남성은 현장에서 체포됐다.
주위에 있던 다른 경호원들 역시 물체를 던진 남성을 지켜보면서 박 전 대통령 주위로 빠르게 모여 들었고, 일부는 서류가방 형태의 방탄판을 펼쳤다. 불과 몇 초 만에 이러한 대처가 이뤄졌다.
해당 장면은 온라인커뮤니티 등에서 화제를 모았고, 이를 본 누리꾼들은 "대단하다" "순발력 칭찬해" "엄지척" "경호원의 센스가 더 큰 사고를 막았다"등 반응을 보였다.
약 2분간 놀란 가슴을 추스린 박 전 대통령은 다시 발언을 이어간 뒤 인사하고 사저로 들어갔다.
박 전 대통령을 이날 경호한 경호원들을 대통령 경호처 소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대통령경호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임기 만료 전에 퇴임한 경우 경호 기간은 임기 만료일로부터 5년이다.
하지만 전직 대통령 또는 그 배우자의 요청에 따라 처장이 고령 등의 사유로 경호가 더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5년 범위에서 규정된 기간을 늘릴 수 있다.
인혁당 사건 희생자 추모기관인 4·9통일평화재단은 24일 기자에게 보낸 보도자료에서 박 전 대통령 쪽으로 소주병을 던진 40대 A씨가 사건 피해자들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