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강원도 속초에서 한 여성 승객이 만취한 채로 택시 기사의 얼굴을 만지고 때리는 등 행패를 부렸다가 결국 경찰에 입건됐다.
최근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는 택시기사 A씨(27)가 제보한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됐다. 사건은 지난 15일 속초 시내 중심에서 발생했다.
이날 A씨는 술에 취한 여성 승객 2명으로부터 "모텔로 데려다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러던 중 이들은 갑자기 "무인 즉석사진관에서 사진을 찍고 모텔로 가겠다"며 잠시 기다려달라고 했다.
이때 조수석에 탄 승객 B씨는 "혹시 거기서 사진 한 장만 같이 찍으실래요? 같이 찍자"라며 "나 이분도 괜찮다는 느낌이 든다"면서 A씨의 얼굴을 만지며 밀착했다.
B씨는 마스크도 잠시 벗은 상태였다. 또 B씨는 택시에 적혀 있는 A씨의 이름을 부르며 "오빠, 나 좀 똑바로 봐"라고 말하며 추파를 던졌다.
뒷좌석에 동승한 C씨는 이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야! 너 뭐해. 이런 적이 처음이다. 기분 나빠하지 마셔라"라고 A씨에게 사과했다.
이후 A씨는 사진관에 이들을 내려준 뒤 약 5분간 기다렸다. A씨는 "취객들이라 그냥 갈까 생각도 들었지만, 젊은 여성들이고, 술에 취해 있어서 안 좋은 일을 당할까 봐 엄청 고민하다가 그냥 기다렸다"고 설명했다.
이윽고 B씨는 남성들의 부축을 받으며 사진관에서 나와 택시로 옮겨졌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던 B씨는 운전 중인 A씨의 귀에 대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또 A씨의 머리와 얼굴 등을 때리며 난동 피우기 시작했다. 참다못한 A씨는 "야, 너 경찰서 갈래?"라고 말하며 목적지인 모텔이 아닌 근처 지구대로 차를 돌렸다.
B씨는 지구대에 도착해서도 계속해서 소리를 지르다가 비좁은 창문으로 내렸고, B씨를 제압하기 위해 경찰관 3명이 나서기도 했다. 동승한 C씨는 "죄송해요. 미안해요. 제발 한 번만 봐주세요"라며 눈물을 흘렸다.
A씨는 이번 일로 신체적인 피해는 물론 정신적인 피해까지 보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정신과에서 급성 스트레스, 불안, 불면증, 업무 능력 저하 등이 생겼다는 소견을 내려 상급 의료기관으로 가보라는 진료 의뢰서를 주셨다"고 했다.
이외에도 오른쪽 귀는 구타로 인한 통증 및 이명이 생겼으며, 눈꺼풀 및 눈 주위의 타박상과 결막염 등의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아직 A씨는 가해자로부터 진심 어린 사과조차 받지 못했으며, 연락도 끊겼다고 한다.
그는 "담당 형사는 합의 금액을 묻더니 '내가 전달할 테니 가해자에게 더는 연락하지 말라'고 했다”며 "또 정신적인 피해가 커 병원 방문 예정인데, 형사가 '정신적인 부분은 말하지 말라'는 듯이 말했다. 상해 진단서 또한 별 효력이 없다고 하면서 사건을 빨리 마무리하려는 듯이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해자의 반성하지 않는 태도와 정신적 피해 등을 고려해 중형을 원하는 데도, 형사가 '벌금형이 나올 것'이라며 단정 짓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문철 변호사는 "B씨는 실형 혹은 집행유예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 영상을 보고 있는 가해자나 부모, 친구들은 A씨에게 싹싹 빌어라. 합의금 액수가 중요한 게 아니다. 돈으로 합의할 생각하지 마라. 진정성 있는 사과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B씨는 운전 중인 택시기사를 폭행해 운전을 방해한 사실이 명백함에 따라 A씨가 합의해주지 않을 시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특가법 제5조의10에 따르면 운행 중인 자동차 운전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운전자 폭행으로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벌금형 없이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