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요구에 격분"... 20대女, 남편 회사 기숙사 찾아가 화장지 들고...

입력 2022.03.15 14:25수정 2022.03.15 16:32
"이혼 요구에 격분"... 20대女, 남편 회사 기숙사 찾아가 화장지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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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고귀한 기자 = 남편의 이혼 요구에 격분해 함께 거주하는 회사 기숙사에 불을 지른 20대 여성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박현수)는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기소된 A씨(25)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9월10일 오후 5시30분쯤 남편 B씨와 함께 생활하는 전남의 한 조선소 기숙사에 불을 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건물 2층 복도에서 화장지에 불을 붙은 뒤 그곳에 있던 컵라면 용기 등 쌓여있던 폐품에 옮겨붙게 했다.

이 불은 27㎡규모의 한 호실 전체를 태웠고, 복도 벽과 천장 일부를 그을렸다.

해당 기숙사 건물에는 A씨 부부를 포함해 모두 166명이 거주하고 있었다. 다행히 근무 시간대라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A씨는 방화 직후 도주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A씨의 범행은 복도 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A씨는 '전날 B씨가 이혼을 요구한 것에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다수의 사람이 투숙하고 있던 회사의 기숙사에 불을 지른 것으로 자칫 큰 인명 피해나 재산상 피해로 이어질 위험이 있었다는 점에서 상당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은 우발적으로 이 사건 범행에 이르렀고, 건물 전체의 소유자와 모두 합의해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구하고 있는 점, 피고인은 중증의 장애인으로서 특정후견심판을 통해 후견인이 선임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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