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부친상을 당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게 근조화환을 보낸 것에 대해 민주당내에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오늘 13일 박지현 여성위원회 부위원장 및 디지털성범죄근절특별위원장의 페이스북을 보면 그는 "민주당이 내로남불 소리를 듣는 데는 다른 이유가 있는 게 아니다"고 글을 썼다. 그는 "피해자를 최우선으로 배려하지 못하는 바로 이런 행동 때문이다"고 했다.
박 부위원장은 "'부모의 상에는 원수도 간다'라는 의식은 알겠다. 하지만 본인의 위치와 행동에는 결과가 따른다"며 "행동 하나하나에 책임이 따른다는 게 정치인이라는 것, 정치권 안에 들어온 지 50일도 안 된 저도 알겠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민주당 내에 연이은 권력형 성범죄로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을 안겨드렸다. 무엇보다 세 번이나 사건이 발생했는데 그 어느 때도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못했다는 것, 그 과정에 2차 가해에 동참하는 이들 역시 적지 않았다"면서 "사적인 친분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하고자 한다면, 드러내지 않고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고 했다.
박 부위원장은 "특히나 가해자의 출소가 얼마 안남은 시점에, 대통령을 비롯해 민주당 인사들의 조화 세례는 피해자가 가지고 있는 두려움을 더 견고하게 만들 뿐이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이탄희 민주당 의원도 "결론적으로 섬세하지 못했고 피해자의 상황에 무감각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사건이 발생하고 무려 4년이 지났지만, 피해자는 여전히 사회적으로 위축되고 고립되어 있다. 최근에는 전국민 앞에서 대통령 당선자 부인의 목소리로 2차 가해를 당하는 일도 겪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 직함 등의 근조화환은 피해자에 대해 사회적 포위망을 더 강화하는 효과를 낳는다. 신중했어야 한다. 개인 자격으로, 또는 비공개로 위로할 방법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