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학대한 아버지가 간 이식 요구하자..

입력 2022.03.01 10:39수정 2022.03.01 14:30
자신을 학대한 아버지가 간 이식 요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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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가정 폭력을 저지른 부친으로부터 간 이식 요청이 왔으나 이를 거절했다가 부친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는 한 누리꾼의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달 2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절 학대한 아버지를 죽게 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어릴 때부터 알코올 중독에 가정 폭력을 하는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고 말문을 열었다.

글에 따르면 A씨는 트라우마로 부친 발걸음 소리에도 벌벌 떨었고, 점점 내성적이고 어두운 성격으로 변해갔다. 이에 학교에서는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이나 괴롭힘을 당하기도 했다.

그는 "아버지라고 부르기도 싫어서 평소에 '그 인간', '망나니', '기생충'이라고 불렀다"면서 "내 목을 조른 적도 있고, 따귀를 때려서 고막을 다치게 하기도 했다. 내 머리채를 잡는 건 다반사고 엎어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술병을 던지기도 했고, 칼로 위협해서 경찰을 부른 적도 있다"면서 "어머니는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다가 11세였던 나와 동생을 데리고 먼 지역의 한 기도원으로 도망쳤다"고 회상했다.

A씨와 동생은 모친이 일자리를 얻기 전까지 기도원에서 생활했다. 경제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으나, 두 사람은 어렵사리 대학까지 졸업했다.

이후 A씨는 부친으로부터 연락 한 통을 받았다. 그는 "아버지가 잘못했으니 제발 간 이식을 해달라는 부탁이었다"며 "나와 동생은 간 이식 부탁을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러다 A씨는 지난달 27일 부친이 간 이식을 받지 못해 결국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이에 대해 A씨는 "내가 잘한 거냐"며 혼란스러워했다.


이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자식이 준 간 받고도 또 술 마신다. A씨 때문에 죽은 거 아니니 괜찮다", "자업자득인 셈", "잘한 결정이다. A씨와 동생은 본인들 인생만 충실히 살면 된다", "죽을 놈이 죽은 거다", "실컷 자식 괴롭혀놓고 간 이식은 양심도 없다" 등 A씨를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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