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스벤 고란 에릭손 전 감독이 과거 북한으로부터 2010년 국제축구연맹(FIFA)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조 추첨 조작을 부탁받았다고 폭로했다.
24일(한국시간) BBC 라디오5의 '가장 기이한 스포츠 범죄'에 출연한 에릭손 감독은 과거 북한 평양을 방문했다가 황당한 제안을 받았던 일화를 전했다.
2009년 노츠 카운티 단장을 맡았던 에릭손 전 감독은 당시 그를 고용했던 러셀 킹과 함께 평양을 찾았다가 조 추첨 조작 제안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북한 관리로부터 "우리를 도와줄 수 있느냐"는 부탁을 받은 에릭손 감독은 처음에는 공이나 신발 등을 원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선뜻 제안에 응했다.
하지만 북한 관리들의 제안은 예상 밖이었다.
에릭손은 "그들은 '간단한 (조)추첨을 해주길 원한다'고 했고, 난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건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 (조 추첨 조작을)시도하는 것 조차 범죄였다"고 말했다.
단호하게 거절한 에릭손 감독의 말에도 북한 관리들은 계속해서 조 추첨 조작을 부탁했다.
에릭손 감독은 "그들은 내 말을 믿지 않았다"며 "더 놀라운 것은 내가 할 수 있다고 계속 생각하는 것 같았다. 단지 내가 하기 싫어서 안 하는 것으로 여기고 있었다.
한편 북한은 남아공 월드컵 당시 조 추첨에서 브라질,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와 함께 죽음의 조로 꼽히는 G조에 속했다.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올랐던 북한은 브라질에 1-2로 패하며 선전했지만 이후 포르투갈에 0-7, 코트디부아르에 0-3으로 지며 3패로 탈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