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야권 후보 단일화가 사실상 결렬된 가운데 이를 두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또 한번 정면충돌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후보는 통 큰 사람이다. 저랑 이야기할 때도 보면 큰 틀에서 저희가 합의점만 이루면 자잘한 건 서로 입장 봐가면서 조정해나가는 스타일인데 반대로 대상이 통 큰 사람이냐 했을 때 저는 아닌 것 같다”며 안 후보를 겨냥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안 후보 관련 게시글이 많은 것과 관련해서 “저는 그분의 오락가락하는 행보에 대해서 항상 비판하고 있다”며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는 게 ‘이준석이 처음에 안철수한테 왜 저런지 몰랐는데 최근에 행동하는 것 보니까 알겠다’라고 얘기한다”고 했다. 이어 안 후보를 지칭하며 “이분은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거지 협상과정에서 의견을 좁혀나가는 분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실제 협상을 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이 대표는 “책임있는 권한을 가진 사람이 양쪽에서 협상한 건 아니다”면서도 “사실상 의견교환 정도가 물밑에서 있었던 걸로 보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 관계자들이 안 후보 의사와 관계없이 우리 측 관계자에게 ‘안 후보를 접게 만들겠다’라는 등의 제안을 해온 것도 있다”고 폭로했다.
또 이 대표는 국민의당 측에서 국민의힘이 단일화를 가지고 협박하고 있다는 주장과 관련해 협박은 오히려 국민의당 측에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안 후보와 단일화해야 된다고 거론한 사람들의 주장은 안 하면 질지도 모른다 이런 거다. 이 불안감에 휩싸여 있는 사람들이 안철수 대표 측 협박에 놀아나는 것”이라며 “짧은 선거운동기간 동안 입장이 서너 번씩 바뀐 건 안 후보”라고 지적했다.
곧바로 이어진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 인터뷰에서 권 원내대표는 “최종적으로 (단일화 결렬의) 가장 큰 책임은 윤석열 후보 본인이 지는 것”이라며 “윤 후보의 묵묵부답의 시간회피 태도가 가장 큰 책임”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측에서 물밑협상이 있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선 “국민의당은 국민들께 공개적으로 제안하고 그 결과에 대해서 보고 드린 것 이외에 진행되는 사항은 전혀 없었다”며 “서로 만나서 차 한 잔 하고 통화하고 하는 건 당연히 있다. 그런 부분들을 자꾸 뭔가 있는 듯한 내용으로 보도되게 하는 모습 역시 단일화가 진정성 없이 쇼의 일부로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고인 유지’ 발언에 대해서도 사과를 요구했다. 앞서 이 대표는 안 후보가 선거운동 중 숨진 고(故) 손평오 논산·계룡·금산 지역선대위원장의 유지를 받들어 완주 의사를 밝히자 “고인이 불시에 돌아가셨는데, 고인의 유지를 어디서 확인하나”, “국민의당 유세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은 들어가기 전에 유서 써놓고 가시나”라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고인 유지 발언은 정치인으로서 국민 앞에서 할 수 없는 그런 막말”이라며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국민들께 사과를 하는 게 마땅한 일이고 사과는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