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도심서 "살려달라" 비명 지른 女, 마스크 벗겨지자 청테이프가...

입력 2022.02.23 07:34수정 2022.02.23 15:19
대낮 도심서 "살려달라" 비명 지른 女, 마스크 벗겨지자 청테이프가...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경기 성남수정경찰서는 대낮에 비명을 듣고 중국 국적의 2인조 강도를 맨손으로 검거한 시민 이명석(47)씨에게 포상금을 지급한 사실이 22일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7일 점심 식사를 마치고 사무실로 복귀한 뒤 "살려주세요"라는 여성의 비명을 들었다. 사무실 창밖으로 고개를 내민 이씨는 한 남성이 여성을 강제로 차 안으로 밀어넣는 모습을 봤다.

곧장 뛰어내려간 이 씨는 차에 탄 중국 국적의 피의자 A씨를 붙잡았다. 이를 본 다른 시민들이 하나둘 모여들어 이 씨를 도왔다.

이씨는 "구조 요청을 듣고 무작정 가해자를 잡았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데이트 폭력인지, 가정 폭력인지 알 수가 없었다"며 "그런데 피해 여성의 마스크가 살짝 벗겨지면서 입 주변에 청테이프가 붙은 것을 보고 강도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A씨가 잠시 손을 놔준 사이 그대로 달아나자 곧바로 30~40m를 추격해 다시 붙잡았다. 이후 사건현장으로 돌아와 출동한 경찰관에게 안전하게 인계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 등은 이날 정오 한 여행사 사무실에서 여성 피해자 B씨를 흉기로 위협한 뒤, 800만원 상당을 빼앗고 추가로 현금 인출 등을 하기 위해 차량에 감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의 공범은 현장에서 도주했다가 수사망이 좁혀오자 이튿날 오후 자수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한편 이씨는 "위험하리란 생각 자체를 하지 않고 현장에 뛰어들었는데, 나도 모르게 한 행동이라 아직도 얼떨떨하기만 하다"며 "피해자 구조와 피의자 검거에 도움이 됐다니 정말 다행이다"라고 전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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