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女 계주 부정출발, 실수 아닌 '고도의 작전'이었다?

입력 2022.02.16 05:00수정 2022.02.16 16:38
가장 안좋은 레인 극복 위한 고도의 작전
부정출발로 다른 팀 빠른 스타트 막아
[파이낸셜뉴스]

쇼트트랙 女 계주 부정출발, 실수 아닌 '고도의 작전'이었다?
김아랑이 지난 13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계주 3000m 결승에서 질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 결승에서 여자 대표팀 김아랑의 부정출발은 계획된 고도의 작전인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김아랑의 부정 출발은 실수처럼 보였지만 다른 팀의 빠른 스타트를 막기 위한 예정된 플레이였던 것이다.

오늘 16일 쇼트트랙 대표팀에 따르면 지난 13일 열린 베이징 서우두 체육관에서 열린 결승전에서의 한국팀 부정출발은 작전이었다. 대한민국팀이 가장 바깥쪽 레인을 배정받았고 이는 가장 불리한 자리였는데 부정출발로 다른 팀의 빠른 스타트를 막았다는 것이다.

지난 13일 결승전에서 김아랑은 한국 대표팀의 1번 주자였다. 가장 바깥쪽인 4번 레인에 선 김아랑은 출발 총성이 울리기 직전 부정 출발을 했다. 심판은 부정 출발을 선언했고 네 명의 선수는 다시 출발선에 섰다.

쇼트트랙 경기에서 부정 출발이 생기면 모든 선수는 다시 출발선에 서고 두 번째로 부정 출발을 하는 선수는 바로 실격이 된다. 선수들은 실격을 당하지 않기 위해 총소리를 듣고 최대한 안전하게 출발하게 된다.

한국은 이를 노렸다. 한국은 네덜란드 등 출발선에서 유리한 자리를 잡은 팀들의 초반 독주를 막는 데 성공했다.

견제 작전을 수행한 한국은 두 번째 주자인 최민정이 특유의 아웃코스 질주로 2위 자리를 꿰찼다. 초반 기세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한국은 네덜란드에 이어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대표팀 관계자는 "이 작전은 전력분석을 담당하는 이소희 코치의 아이디어였다"라고 소개했다.

한편, 한국은 오늘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서도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대표팀 관계자는 "공개할 수는 없지만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한 작전을 준비했다"며 "선수들의 기량을 비춰볼 때 우리 선수들이 분명히 좋은 결과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쇼트트랙 女 계주 부정출발, 실수 아닌 '고도의 작전'이었다?
김아랑이 지난 13일 중국 베이징 수도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 경기에서 최민정을 밀어주고 있다. /사진=뉴스1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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