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일보 지면 사진 삭제 이유 알고보니...

입력 2022.02.13 14:05수정 2022.02.13 15:21
국방일보 지면 사진 삭제 이유 알고보니...
지난 11일자 국방일보 지면에 실린 '환경보호 넘어 저장공간도 해결 일석이조' 기사 속 장병들의 머리카락 길이가 '너무 길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일보 갈무리)© 뉴스1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국방일보가 최근 지면에 실린 사진 속 장병들의 '머리카락 길이가 길다'는 이유로 온라인판 기사에선 해당 사진을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국방홍보원이 발행하는 국방일보는 지난 11일자 6면에 '환경보호 넘어 저장 공간도 해결 일석이조'란 제목의 기사와 함께 해군군수사령부 보급창 장병들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을 게재했다.

기사는 해군 군수사 보급창이 장병 급식품에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해 정부의 플라스틱 줄이기 정책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사진 속 장병들은 보급창 식품창고에서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한 도시락 김과 기존 제품을 비교해 들어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국방일보 지면과 온라인판 기사 모두에 실려 있던 이 사진은 11일 오후 온라인판에서 사라졌다.

이에 대해 군 소식통은 13일 "서욱 국방부 장관이 (사진 속 장병들의) '머리카락이 너무 길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즉, 서 장관의 해당 발언이 국방홍보원에까지 알려지면서 온라인판에서 해당 사진을 삭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소식통은 "국방일보는 전 군의 병사뿐만 아니라 예비역들도 보는 매체"라며 "이번 사진을 보고 '요즘 군대가 바람직하게 가고 있구나' 하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머리카락이 이렇게 길어도 되느냐'고 우려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고도 말했다.

실제 이번 사진에 등장한 한 장병의 머리모양은 이른바 '가르마 펌'과 유사해 보인다.


현재 군 당국은 병사와 간부 간의 서로 다른 두발규정을 통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작년 12월 공개한 '군 장병 두발규정 차등적용 관련 정책·제도개선 권고' 결정문에서 현재 육·해·공군과 해병대 등 각 군 간부와 병사에게 서로 다른 두발규정이 적용되는 건 "차별"이라고 판단했다.

육·해·공군 등 각 군에선 작년 상반기 이후 자체적으로 두발규정 개선안을 마련했지만 국방부 차원의 구체적인 지침이 마련되지 않아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