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성형외과에서 가슴수술을 받았다고 밝힌 네티즌 A씨는 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을 통해 "한달 전 이 병원에서 가슴수술을 받다가 5시간 동안 마취 상태로 방치됐다"고 주장했다.
수술 후 며칠 동안 심각한 어지러움과 구토증상, 호흡곤란 등에 시달린 A씨는 병원 측과 실랑이 끝에 수술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을 받았다.
A씨는 CCTV를 확인한 후 충격에 빠졌다. CCTV엔 수술을 위해 상체를 탈의한 A씨가 마취 후 5시간 가량 수술대 위에 방치된 모습이 담겼다. 이 기간 간호사가 주기적으로 A씨에게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을 주입하는 모습도 찍혔다.
수술 시작이 지연되는 동안 담당 의사인 원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았으나 수술실 문이 수시로 여닫히며 여러 사람들이 드나들었다.
수술복을 입지 않은 병원 상담 실장이 운동화를 신은 채 수술방에 들어와 간호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담겼다. 그런가 하면 간호사들은 핸드폰을 꺼내 들어 만지고 CCTV 쪽을 보며 장난치듯 과자를 까먹기도 했다.
A씨는 "혹여나 내 나체 사진을 찍진 않았을까, 누워있는 나를 보며 조롱하진 않았을까, 나를 보고 웃는 것인가, 내 나체사진이 찍혀 누군가에게 보여지고 있는 건 아닌가 등의 생각들에 휩싸여 정신적으로 굉장히 힘들다"며 "말로는 표현 못할 수치스러움으로 가득하다"고 토로했다.
뒤늦게 수술방에 들어온 원장은 위생두건이나 마스크 등 수술복도 제대로 갖춰입지 않고 수술을 진행했다. 외부에서 다른 간호사들이 들어와 수술 중인 원장과 서슴없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담겼다. 이를 두고 A씨는 "그 모습은 마치 TV에서 보는 실험쥐랑 다를 바가 없었다"고 했다.
A씨에게 사과를 했던 병원 측은 A씨가 소송을 준비하자 말을 바꿨다. 원장은 A씨에게 "간호사들이 배가 고파서 수술실에서 음식을 먹는 거라 그런 거까지 막을 수 없다" "다른 성형외과나 대학병원도 의사와 간호사들이 수술실에 휴대폰 반입을 해왔다" "영상에 나온 일들은 다른 유명 병원들에서도 똑같이 하고 있는 일" 등 취지로 해명했다고 한다. 병원 측은 잘못이 없다는 입장을 전해왔고, 로펌을 통해 맞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A씨는 전해왔다.
A씨는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억울하고 답답한 마음을 호소했다.
수술실은 감염이나 오염의 위험이 있어 음식물과 휴대전화 등의 반입이 금지된다. 이로 인해 환자에게 중대한 신체적 이상이 발생하면 의료인 자격정지나 병원 허가 취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