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중국의 러브콜을 받고 한국을 떠난 김선태 감독에 대한 질타가 계속되고 있다. 이 가운데 김선태 감독과 동명이인인 충주시 공무원이 대리 사과 영상을 올려 웃음을 안겼다.
지난 8일 충주시 유튜브 채널에는 '김선태입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충주시에서 홍보담당관(유튜브 운영 분야)으로 근무 중인 김선태 씨는 "입장 표명 요청이 많아서 저의 입장을 밝힌다"는 글과 함께 10초가량의 짧은 영상을 게재했다. 중국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김선태 감독과 이름이 같다는 이유에서다.
영상에서 그는 "충주시 유튜브 감독 김선태입니다. 최근 발생한 일들로 상처받으신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했다. 이어 고개 숙이면서 영상을 마쳤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들은 "잘못한 점이 없지만 죄송하다고 말하는 모습에서 공무원의 애환을 느꼈다", "이 영상 찍으려고 싱글벙글했을 거 같다", "날로 먹는 거 같으면서도 날카롭게 소재를 낚아채는 솜씨", "기획력이 대단하다", "누구보다 시류를 잘 읽는다", "사고 친 줄 알았는데 너무 웃기다", "역시 사과는 충주 사과" 등 긍정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김씨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 영상을 제작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중국 쇼트트랙 감독과 이름이 겹치고, 이 감독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으니까 국민께 공감을 얻고자 만들었다"며 "누리꾼들이 장난으로 해명이나 사과하라는 요청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김선태 감독 개인에 대해 비난할 수 없다고 생각해 사과가 아닌 입장 표명 정도로 영상을 마무리했다"고 부연했다.
또 김씨는 영상이 화제를 모은 것과 관련 "그냥 지나치기 아쉬운 이슈라고 느꼈다. 수위 조절을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이렇게나마 국민의 마음이 풀렸으면 좋겠다. 가볍게 보면서 (쇼트트랙 이슈를) 넘어가 주셨음 한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은 지난 7일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편파 판정 의혹 속 금메달과 은메달을 차지했다. 당시 중국의 금메달이 확정되자 김선태 감독은 선수들과 포옹하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경기 후 취재진이 김선태 감독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그는 이를 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