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억 재산 공개한 이재명, 페북에 띄운 '6글자' 무슨 의미

입력 2022.01.28 00:20수정 2022.01.28 06:33
李 27일 페이스북에 "부자감세 반대"
尹 시그니처 콘텐츠 '한 줄 메시지' 동참
"정책엔 저작권 없다" 李, SNS 전략 벤치마킹
與 "구체성 떨어진다" 지적 화살로 돌아오나
31억 재산 공개한 이재명, 페북에 띄운 '6글자' 무슨 의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페이스북 갈무리. 2022.01.27. 뉴시스
31억 재산 공개한 이재명, 페북에 띄운 '6글자' 무슨 의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페이스북 갈무리. 뉴스1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시그니처'가 된 페이스북 한 줄 메시지에 27일 동참했다.

이 후보의 첫 한 줄 메시지는 "부자감세 반대"다. 같은 날 윤 후보가 "주식양도세 폐지"라는 한 줄 공약을 올린 데 이어 이 후보는 "부자감세 반대"로 맞서면서 온라인 선거운동 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다만 민주당에서 윤 후보의 '한 줄 메시지'를 비판한 바 있어 인기 있는 전략을 따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8시 10분께 페이스북에 "부자감세 반대"라는 한 줄 메시지를 남겼다. 다른 설명 없이 노란색 배경에 검정 글씨로 '부자감세 반대'라는 여섯 글자만 쓰여 있었다. 구체적인 정책 내용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형식만 봐서는 윤 후보의 페이스북 한 줄 메시지와 다른 점이 없다.

윤 후보는 최근 페이스북 '한 줄 메시지(공약)'를 통해 젊은 세대에서 반향을 얻고 있다. '여성가족부 폐지', '탈원전 백지화 원전 최강국 건설' 등이 대표적이다.

짧고 굵은 메시지가 젊은 층에서 파급력이 센 것을 보고, 이 후보가 벤치마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이 후보는 "정책에는 저작권이 없다. 진영 논리에 빠져서 좋은 정책과 인재를 놓치면 안 된다"며 '좋은 것이면 취한다'는 실용주의를 강조해왔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의 '사회서비스 100만 일자리' 정책을 받았다고 밝힌 게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윤 후보의 '가상자산 과세 기준 5000만원까지 상향' 공약을 수용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실용을 내세운 이 후보가 윤 후보의 '좋은 선거운동 전략'도 벤치마킹하면서 온라인 선거운동에도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31억 재산 공개한 이재명, 페북에 띄운 '6글자' 무슨 의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뉴스1.
이 후보와 윤 후보 간 온라인 공약 경쟁은 1라운드를 맞았다.

같은 날 오전 윤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주식양도세 폐지"라는 한 줄 공약을 깜짝 제시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민주당이 추진해 개정한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오는 2023년부터 보유주식에 관계없이 모든 양도차익에 과세가 되는데, 이를 폐지하겠다는 것이다.

윤 후보는 투자 손실과 이익을 합칙 '손익통산' 형식의 과세체계가 나올 때까지 보유금액에 관계없이 양도차익에 과세하지 않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선대위 최지은 대변인은 "윤 후보는 개미투자자 보호를 주장하는데 구체적 내용 없이 구호만 내놨으니 아주 솔깃하다"면서 "하지만 실상은 천만 개미투자자 보호를 명분으로 대주주 거래에 대해 전면 면세 방침을 내놓은 것"이라고 짚었다.

최 대변인은 이를 두고 "주식부자의 공짜 대물림은 윤 후보가 말하는 공정과 상식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문제는 민주당에서 윤 후보의 한 줄 메시지 내용 뿐 아니라 형식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내왔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비판한 형식을 이 후보가 취했다는 점에서 비판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앞서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은 윤 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에 대해 "여가부를 폐지하는 공약을 내걸 수는 있는데 왜 그 공약을 내걸었는지 설명해주지 않고 일곱자 공약이다,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 것도 대단히 몰상식한 행동이라고 본다" 비판했다. 그는 "윤 후보가 이준석 대표하고 화해하고 복귀한 이후에 선거운동을 너무 장난스럽게 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윤호중 원내대표 또한 "일곱자 '여성가족부 폐지'를 올려놓은 것을 보면서 SNS 한줄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의아하기까지 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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