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에 보자" 인사했는데…단골손님 비보 접한 횟집 사장이 한 일

입력 2022.01.20 15:53수정 2022.01.20 15:59
"설에 보자" 인사했는데…단골손님 비보 접한 횟집 사장이 한 일
A씨가 어머니 장례식장에서 배달 받은 회.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뉴스1


"설에 보자" 인사했는데…단골손님 비보 접한 횟집 사장이 한 일
A씨가 횟집 사장과 나눈 메시지(왼쪽), A씨가 남긴 리뷰(오른쪽).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손님의 비보를 접한 한 횟집 사장이 아무 대가도 받지 않고 회를 직접 배달해주고, 위로까지 건넸다는 사연이 공개돼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방에서 홀로 지내던 어머니를 떠나 보낸 한 남성이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단골 횟집을 알리고 싶다"라는 글을 올렸다.

글쓴이 A씨는 "본가인 대구에는 어머니가 혼자 계셨다. 어머니는 회, 초밥을 참 좋아하셨는데 딱히 맛있는 곳을 찾지 못하다가 한 횟집을 알게 됐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지난해부터 대구 올 때마다 이 횟집에서 주문해서 어머니랑 함께 먹곤 했다"라며 "저번 주도 일 마치고 대구 와서 이곳에서 배달시켰는데, 그날 따라 어머니께서 회와 매운탕을 참 맛있게 잘 드셨다"라고 회상했다.

이후 A씨는 어머니와 "설에 보자"라는 인사를 나누고 서울에 돌아왔다. 그러나 지난 17일 A씨의 어머니는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다.

장례를 준비하던 A씨는 문득 어머니가 생전 좋아하셨던 횟집이 떠올랐다. 제사상에 회를 올리고 싶었던 그는 염치 불구하고 아침 일찍부터 사장 B씨에게 연락했다.

사정을 접한 B씨는 가게 영업시간이 아님에도 단걸음에 장례식장으로 달려왔다. B씨는 음식값도 받지 않고 오히려 A씨를 위로하며 명복을 빌어줬고, 따뜻한 위로 메시지도 남겼다.

공개된 메시지에서 B씨는 "기운 내세요. 아드님이 너무 슬퍼하시고 괴로워하시면 어머님 또한 마음 편히 쉬지 못하실 거다. 이제 어머님을 가슴에 간직하고 아드님이 행복해지셔야 한다. 어머님은 아드님의 행복을 늘 빌고 계실 거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어머님께 드린 회는 저희 가게 회를 사랑해주신 어머님에 대한 작은 성의라고 생각해달라. 힘내라"라고 덧붙였다.

크게 감동 받은 A씨는 리뷰를 통해 B씨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A씨는 "사장님 얼굴은 처음 뵀는데 눈물이 계속 났다. 엄마 입맛이 까다로워서 다른 횟집은 잘 안 먹는데 여기는 먹을 때마다 맛있다고 계속 시켜먹자고 했던 곳"이라고 했다.

이어 "음식값을 받지 않으셔서 그날 밤에 회를 또 시켰다. 친구들한테도 엄마가 가장 잘 드시던 거 먹게 해주고 싶어서 주문했는데 금방 한 접시가 사라졌다.
친구들도 참 맛있다고 하더라"라고 적었다.

끝으로 A씨는 "아무리 손님이라지만 얼굴도 모르는 남일 텐데 한걸음에 달려와 주신 사장님 덕분에 엄마가 가기 전에 맛있는 거 먹고 기분 좋게 가실 것 같다"라면서 "이젠 엄마 없이 혼자 시켜먹을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기회 될 때마다 종종 시켜먹겠다. 정말 감사드린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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