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왜 특혜냐, 뭐가 특혜냐"...대장동 증인 윽박지른 유동규, 왜?

입력 2022.01.18 08:12수정 2022.01.18 15:40
'대장동 의혹' 재판서 법정 증언
개발사업 실무 담당 팀장 한씨
"2013년 12월 유동규 지시로 검토"
"특혜 소지가 있고 실현 가능성 어려워"
유동규 측 "그게 왜 특혜냐" "뭐가 특혜냐" 반박
이재명 측 "2015년 사업과 전혀 무관" 해명
"그게 왜 특혜냐, 뭐가 특혜냐"...대장동 증인 윽박지른 유동규, 왜?
유동규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지난 2019년 3월 6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임진각~판문점 간 평화 모노레일 설치 추진 계획 브리핑을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2021.10.1/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대장동 개발사업 실무를 담당했던 팀장이 과거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의 지시로 정영학 회계사가 가져온 대장동 개발사업 제안서를 검토했을 때 특혜 소지가 많았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구속 수감 중인 유 전 본부장이 직접 증인에게 질문하다가 재판부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양철한)는 17일 유 전 본부장과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정 회계사, 남욱·정민용 변호사의 2회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성남도개공 개발사업2팀장인 한모씨는 "유 전 본부장의 지시로 정 회계사를 만나 대장동 개발사업 제안서를 검토했으나 실현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서 한씨는 "당시 유 전 직무대리가 저를 사무실로 불렀다. 정 회계사에게 대장동 사업 제안서를 받아 설명을 들은 것으로 기억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씨는 "(정 회계사의) 사업제안서는 대장동의 체비지(替費地)를 팔아 (제1공단) 공원 조성비를 마련하는 내용이었다"며 "검토 결과 특혜 소지가 있고 실현 가능성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증언했다.

한씨의 법정 증언에 따르면 정 회계사의 사업제안서에는 환지 방식을 기반으로 제1공단과 대장동 사업을 분리해 개발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당시 성남시가 수용 방식을 기반으로 제1공단을 공원화하고 대장동을 택지 개발하는 결합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던 것과는 배치된다. 한씨는 이 같은 내용을 상급자에게 보고했는데도 유 전 직무대리는 정 회계사의 사업제안서를 성남시에 직접 건의했다고 한다. 한씨는 또 검찰이 유 전 직무대리에 대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과 가까워 영향력이 있었냐"고 묻자 "직원들 사이에서 사내 영향력이 있다는 얘길 들었다"고 답했다.

또 한씨는 2016년 1월 당시 대장동 사업을 담당하지 않았던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팀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결재를 받아 제1공단을 대장동 사업에서 분리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전달했다고도 증언했다. 그는 "당시 위에서 찍어 누른다고 받아들여 실무자들 입장에서 안 좋게 생각했었던 걸로 기억한다"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측은 "정 회계사의 2013년 12월 사업제안서에 특혜 소지가 있었다는 증언은 2015년 (화천대유자산관리 사업자 선정 때) 공모한 사업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재판 말미에는 피고인인 유동규 전 본부장이 직접 증인 한씨에게 질문을 하는 등 '특혜 공방'이 벌어졌다.

유 전 본부장은 한씨에게 "만약에 '성남시 의견을 무시하고 무조건 환지 방식으로 하라'고 지시한 적 있느냐"고 추궁했다. 이어 "(내가) 무소불위 힘이 있었다면 밀어붙이지 않았겠어요?"라고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씨는 김만배씨 측 변호인이 반대신문에서 대장동 사업의 어떤 부분이 민간사업자에 대한 특혜인지 묻자 "사업자들이 SK증권 특정금전신탁 출자자(천화동인 1~7호)라는 사실을 숨기고 사업에 참여한 것 자체가 맞지 않는다라고 생각했다"며 "사업적인 부분을 특혜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고 증언했다.

이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 측은 "그게 왜 특혜냐", "뭐가 특혜냐"고 한씨를 몰아붙였다. 이에 검찰 측은 "지금 증인 협박하는 방식으로 신문방식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게 왜 특혜냐, 뭐가 특혜냐"...대장동 증인 윽박지른 유동규, 왜?
한모 성남도시개발공사 팀장이 17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 사건 관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뒤 법정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2022.1.17/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사진=뉴스1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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