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1) 심영석 기자 = 일관성과 형평성 없는 정부의 방역패스 정책에 대한 신뢰감이 점차 떨어지면서 국민들의 저항감도 커지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독서실·학원·대형마트 및 백화점·영화관 등에 대한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가 해제된 가운데 일부 대형교회의 경우 대예배실 외에 세미나실 등 부속시설을 활용할 경우 수천명의 현장예배 참석이 가능해지면서 형평성 논란을 빚고 있다.
불과 45여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과 6·1지방선거를 앞두고 수백명씩 모이는 정치행사가 잇따라 열리면서 집단감염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년간 정부의 사회적거리두기 정책 시행으로 집중 피해를 입은 식당·카페 등 자영업자들은 “수백~수천명이 모이는 시설이 우리보다 더 안전하다는 과학적 근거가 있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대규모 인원 운집현장에는 방역당국의 지도단속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면서 해이해진 방역의식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18일 대전시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대전에선 총 456명(10일 43명→11일 90명→12일 68명→13일 66명→14일 53명→15일 54명→16일 82명), 하루 평균 65.1명이 확진됐다.
또,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지난달 23일 첫 발생 이후 누적 207명에 이르는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교회 등 종교시설은 지난달 18일 거리두기 개편 당시부터 Δ접종여부와 관계없이 수용인원의 30%, 최대 299명까지 허용 Δ접종완료자만 구성 시 수용인원의 최대 70%까지 동일 장소에서의 현장예배를 적용받고 있다.
이에 따라 대전지역 일부 중·대형교회들은 대예배실에는 방역패스 인증자만 입장
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예를 들어 대예배실 수용인원이 1000명이라면 접종완료자로만 700명까지는 입장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또, 세미나실 등 다양한 면적의 부속 건물에 교인들을 분산시켜 현장 온라인 예배에 참석토록 하고 있다.
실제, 서구 소재 A교회, 유성구 소재 B교회, 중구 소재 C교회 등 지역 주요 대형교회들은 이같은 방법으로 한번에 수천명씩 현장예배에 참여하고 있다.
비록 꼼꼼한 소독과 마스크 착용 등 철저한 방역수칙 이행을 전제로 한 예배참석이지만 엘리베이터 및 계단 이동 시 거리두기가 제대로 지켜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서구 소재 모 대형교회 교인이라는 시민 D씨(47)는 “장기간 온라인 예배의 타성에 젖어 무기력감 극복을 위해 현장예배에 참석하고 있다”며 “워낙 사람이 많다 보니 불안한 마음은 지울 수 없다. 그저 이 상황이 빨리 종료되길 바랄 뿐”이라고 토로했다.
다행히 현재의 거리두기가 적용된 지난달 18일 이후 대전지역 교회에서 집단감염이 일어난 것은 유성구 모 교회 1곳으로 총 18명이 감염된 것이 전부다.
하지만 지난 2년간 대전에서도 교회발 집단감염이 적잖게 발생했다는 것을 고려해볼 때 ‘방역특혜’라는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보다 꼼꼼한 방역실천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또, 3월9일 대통령 선거가 임박하면서 정당들의 선거대책본부 행사는 물론 6·1지방선거 출마자들의 기자회견, 출판기념회 등 대규모 인원 운집이 불가피한 행사 현장도 그야말로 ‘살얼음판 방역’이다.
대규모 인원이 참석하는 정당이나 지역 시도당의 선거대책본부 행사 등은 목적에 따라 허가를 받고 개최할 수 있으며, 최대 50명까지(접종완료자로만 구성 시 299명)만 참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정치행사에 공무원이 나와 일일이 방역 지도단속을 펼치지 않는 한 주최 측과 참석자들의 자발적 준수와 정확한 계수 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서구 관저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E씨(53)는 “자신들은 선거가 다가왔다고 수십~수백명씩 모이면서 설 명절 다가왔다고 선심 쓰듯 사적모임 인원을 4명에서 6명으로 늘렸다”며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다. 국민들 통제하는데 신경 쓰지 말고 치료제나 더 구하라”고 쓴소리를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