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CJ대한통운 택배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현장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택배를 정상화하려는 대리점주와 이를 막으려는 택배 노조원 사이의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심지어 대리점 사장이 도둑으로 몰리는 일까지 발생했다.
12일 택배업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전북지역 한 CJ대한통운 터미널에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112 신고센터로 "택배를 훔쳐간다"는 신고가 접수됐기 때문이다. 이 신고는 택배노조에 가입한 CJ대한통운 노조원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연은 이랬다. 택배 대리점 사장이 밀린 택배를 직접 옮기기 시작하자 이를 막기 위해 노조원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출동한 경찰은 경위를 파악한 뒤 내부적으로 해결할 것을 당부하고 철수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다만 현장에서는 택배를 하나라도 더 배송하려는 대리점 측과 이를 막으려는 택배 노조원 사이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대리점은 CJ대한통운이 지역별로 분류한 택배를 택배기사를 통해 배송하거나 집하하는 역할을 한다. 대리점주는 택배를 배송하지 못해 발생하는 문제를 책임져야 한다. 이 때문에 대체인력을 투입하는 등 택배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반면 파업에도 불구하고 택배 배송이 제대로 이뤄질 경우 협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노조에서는 이를 막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CJ대한통운 측 관계자는 "택배노조원들이 '왜 내 물건을 가져가냐'면서 대리점 사장을 막아서다가 112에 자기 물건을 훔쳐 간다고 신고한 것으로 안다"면서 "고객이 배송해 달라고 위탁한 상품인데, (택배 물품을) 자기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 터미널에서는 총파업에 들어간 지난 28일부터 택배노조원들이 배송을 중단한 상태다. 비노조원 택배기사나 대리점 사장이 대신 배송을 하려 하면 막아서는 등 방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