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식아동 남매 도와준 카페 사장의 선행 '훈훈'

입력 2022.01.09 10:01수정 2022.01.09 10:56
결식아동 남매 도와준 카페 사장의 선행 '훈훈'
서울의 한 편의점에 써 붙혀진 급식카드 사용가능 안내문. © News1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한 카페 사장이 가게에 찾아온 결식아동 남매에게 무상으로 음식을 제공하고, 추후 월세 및 생활비를 지원해주겠다며 선행을 베풀어 칭찬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7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아이 두 명이 매장에 왔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카페를 운영 중인 A씨에 따르면, 이날 가게에는 15세로 추정되는 여학생과 8~9세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방문했다. 남매는 디저트가 진열된 곳만 쳐다보며 쭈뼛쭈뼛 서 있었다.

여학생은 2500원짜리 초코머핀 하나를 주문하며 동전을 내밀었다. A씨는 "계산을 하는데 10원, 50원, 100원 여러 개를 주는데 받은 돈은 총 2370원이었다"며 "그제야 결식아동이라고 눈치챘다. 최대한 아이들이 부끄럽지 않게 뭐라도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A씨는 "마침 잘 됐다. 유통기한이 오늘까지인 브리또가 엄청 많은데 아까워서 혼자 먹기 좀 그랬다. 너희가 같이 먹어 달라"라며 치킨 브리또와 불고기 브리또 총 6개를 건넸다.

남매가 고개를 푹 숙인 채 마치 죄인처럼 행동하는 모습에 A씨는 안타까움을 느꼈다. 브리또를 받자마자 남자아이는 허겁지겁 며칠 굶은 사람처럼 먹었다고 한다.

A씨는 남매에게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주면서 "연락하라"고 했다. 며칠 뒤 A씨는 여학생으로부터 "감사하다"는 문자 메시지 한 통을 받았다.

그는 "몇 번의 전화 끝에 사는 곳과 가정환경을 알게 됐다"며 "여학생은 우리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켜줄 생각이다. 그냥 돈을 주는 것보다 아이가 직접 돈을 벌게하는 게 인생의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아이들 원룸 월세랑 가스비, 수도비, 전기세 정도는 지원해 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A씨는 "해줄 수 있는 게 이런 거뿐이라 미안하다. 그래도 결식아동을 처음 도와줘 보니 나름 뿌듯하다"면서 "먼 훗날 아이들이 성인이 돼서 또 다른 선행을 베푼다면 그것만으로 만족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글을 본 다른 자영업자들은 "잘하셨다.
복 받으실 거다", "아이들 부담 안 가게 거짓말까지 하시고. 뭉클하다", "이런 분들 덕분에 아직 세상은 따뜻하다", "혹시 지역이 같다면 나도 보태주고 싶다" 등의 A씨를 칭찬했다.

이에 A씨는 "내가 한 건 고작 아이들에게 음식을 준 것뿐이다. 많이들 칭찬해주시니 쑥쓰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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