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에 고립된 차량 수천대, 무슨 일인가 했더니..

입력 2022.01.09 09:55수정 2022.01.09 13:37
폭설에 고립된 차량 수천대, 무슨 일인가 했더니..
폭설이 내린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북동부 머리(Murree) 도로 위에 차량이 멈춰선 가운데, 나무가 쓰러져 길을 막은 모습이 보인다.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없이 더울 것만 같은 남아시아? 그렇게 생각했다면 인도아대륙 고원을 무시한 것이다.

파키스탄 북부 고원 지대 도로에서 차량 수천 대가 폭설 속에 고립되면서 관광객 21명 이상이 차 안에서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지난 7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북부 70㎞ 지점에 있는 펀자브주 고원 관광지 무르리 인근 도로에서 차량 수천 대가 폭설로 인해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을 맞았다.

어린이와 여성을 포함한 관광객 수천 명은 차에 탄 채 영하 8도까지 떨어진 강추위 속에서 밤을 지새워야 했다. 이로 인해 어린이 9명 등 21명이 동사했다고 구조 당국은 발표했다.

당시 이 지역엔 이틀 동안 폭설이 쏟아진 상황이었다. 차들은 설경을 즐기기 위해 무르리로 진입하려고 몰렸고, 이 과정에서 며칠 간 12만대 이상이 인구 2만6000명의 소도시 무르리로 진입했다. 외곽 도로에서는 심각한 정체가 빚어졌다. 무르리 당국은 비상 상황이 발생하자 차량 진입을 통제하기까지 했다.

여기에 폭설마저 더해져 수천 대 차를 돌려 빠져나오지 못하고 도로 위에서 꼼짝 못하는 상황이 됐다.

폭설에 고립된 차량 수천대, 무슨 일인가 했더니..
폭설이 내린 파키스탄 머리(Murree) 도로 위에서 8일(현지시간) 구조 작업이 이뤄지는 모습. 뉴스1 제공

셰이크 라시드 내무부 장관은 “16∼19명이 차 안에서 숨졌다”며 “희생자는 모두 관광객”이라고 밝혔다.

인근 도시 라왈핀디의 고위 공무원은 “약 2300대는 대피시켰지만, 여전히 1000여 대가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방 정부는 현지에 군인 등을 투입해 긴급 구조에 나섰고 펀자브주 정부는 무르리 인근을 재난 지역으로 선포했다. 현지 언론은 이날 밤에도 강풍과 눈보라가 예보된 상태인데다 눈에 완전히 파묻힌 차도 있어 희생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폭설에 고립된 차량 수천대, 무슨 일인가 했더니..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바마드 인근에 있는 겨울 산악 휴양지 무리에서 8일 영하 8도까지 떨어진 혹한과 폭설로 인해 고립된 수천 대의 차량에 타고 있는 사람 가운데 적어도 22명이 지금까지 목숨을 잃었다. 뉴스1 제공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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