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다혜 기자 = 몰래카메라, 느낌표, 나는 가수다 등 수많은 히트작을 선보였던 스타 PD이자 이제는 더불어민주당 홍보소통본부장으로 역할하고 있는 김영희 전 MBC 부사장은 7일 "만든 프로그램이 거의 다 대박이 난 수준이다. 이번 대선도 지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김 본부장은 이날 여의도 용산빌딩에서 진행된 뉴스1과 인터뷰에서 "(이번 대선에서) 특히 홍보전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 대선 승리의 발판이 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선이 약 60일 남은 시점에 만난 김 본부장의 얼굴에선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그의 열정을 보여주듯 눈빛은 또렷했고,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김 본부장은 "하루에 3~4시간 정도, 어떨 땐 이틀에 한 번 자는 것 같다"며 "나가수를 만들 때 이틀에 한 번 잤는데 업무량이 많고 스트레스도 받다 보니 이렇게 되더라"고 말했다.
선대위에 영입된 지 약 한 달이 지난 김 본부장은 "(내가 봤을 때 선대위에서) '이건 진짜 잘했다' 한 건 없는 것 같다"면서도 "캐롤 영상이라든지 글로벌 해돋이 등 목표했던 영상에 점수를 준다면 70~80점 정도 되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그는 "보통 콘텐츠를 만들면 목표한 것에 90% 이상을 달성하고 대부분 성공도 하고 했는데, 선대위에 와서도 그렇게 할 수 있을 줄 알았다"며 "그런데 여기에서의 작업은 방송 콘텐츠를 만드는 것과는 좀 다르고 결과를 보는 방식도 좀 다르다. 훨씬 어렵다. 그런 것들을 감안해서 70~80%의 성과가 나왔으면 못한 건 아니다"라며 웃어 보였다.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이재명 대선 후보의 선거 전략에 대해선 "설 전까지는 경제·민생을 책임지는 유능함을 강조하는 측면이 있고 또 하나는 겸손함"이라며 "유능함과 겸손함을 함께 가야지, 겸손을 버리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지금 정책을 보고 투표하는 건 '30 대 30'으로 이미 갈려있다고 생각한다. A 정책을 잘한다고 어떤 사람(유권자)이 (이 후보에게 마음이) 오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나머지 10~20%는 이 사람이 내 말을 들어줄 사람인가, 나를 위해 경청해줄 사람인가를 보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이 후보의 슬로건을 '나를 위해 이재명'으로 바꾼 배경을 묻자 김 본부장은 "통합을 의미하는 '누구나' 키워드도 물망에 올랐지만 결국에는 앞으로 제대로의 미래, 미래지향적인 철저한 실행력으로 갔다"며 "특히 2030이 ('나를 위해'를) 너무 좋아한다. 정말 좋다는 피드백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또 이 후보와 부인 김혜경 여사에 대해 "정말 보통의 부부다. 그냥 동네에서 흔히 보는, 조금 사이좋은 부부고, 둘이 티키타카를 하면서도 재밌게 지내는 것 같다"고 했다. 캐롤 뮤비 촬영 때는 이 후보가 김 여사로부터 "스태프들 고생하니 연습하고 오라"며 면박을 받고 구석에서 혼자 연습을 했다고 한다.
김 본부장은 "농담도 하고 서로 의지하는 보통 부부의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며 "서로 심리적으로 많이 의지하는 느낌이다. 굉장히 좋은 부부"라고 했다.
한 달간 지켜본 '인간' 이재명은 어땠는지 묻자 김 본부장은 "굉장히 명석하고 똑똑하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처음 와서 이 후보에게 랩 8소절을 외우라고 했는데 두 번 열심히 하더니 바로 외우더라"며 "젊은 사람도 쉽지 않은데 외워서 딱 하는 것을 보고 기본적으로 명석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또 "(이 후보가) 사람을 믿으면 권한을 주고 그냥 맡기는 것 같다. 특히 전문가라거나 전문성이 인정된 사람은 그냥 그 사람을 믿고 맡긴다"고 했다.
김 본부장이 캐롤 영상을 찍은 후, 이 후보의 의견을 듣기 위해 '미리 편집본을 보여주겠다'고 하자 이 후보는 "그러지 마시라. 그걸 내가 보면 알겠나. 그런 곳에 힘 빼지 말고 편집해서 알아서 내시라"며 극구 거절했다고 한다. 그는 "그런 말 하기가 진짜 쉽지 않다. 어떤 장면은 안 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알아서 하라'는 말을 듣고 감동했다"고 회상했다.
곧 방영될 '대선 TV 광고' 기획에 착수한 김 본부장은 "유권자들의 가슴에 호소해야지, 머리에 호소해선 안 된다"며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처럼 '국밥'을 먹는다든가,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기타를 치며 상록수 노래를 부르는, 그런 걸론 이제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현재에 맞는 감성적인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같은 영역에서 모양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영역의 무언가를 해야 한다"며 "과거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던 신념을 가지고, 새 프로그램을 만들듯이 이번 대선 광고 영상도 그 새로운 영역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김 본부장은 다만 "아직 구체적인 기조는 정하지 않았다"며 "곧 구체적인 기획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