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의 배우 이정재(왼쪽)와 정호연(가운데)이 황동혁 감독(오른쪽)과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치프리아니 월스트리트에서 열린 '2021 고담 어워즈'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아카데미 시상식과 더불어 권위를 인정받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인종 차별과 부패 스캔들 등 잡음으로 인해 할리우드의 보이콧에 직면해 있다.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각각 TV 부문 남우주연상 후보와 남우조연상 후보로 선정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이정재와 오영수도 불참한다.
4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미국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는 오는 9일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호텔에서 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개최한다. 보도에 따르면 HFPA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확산으로 무관중으로 행사를 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 현지 언론들은 HFPA에 대한 할리우드의 불신을 시상식 파행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HFPA가 각종 스캔들에 휩싸이면서 현지에서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이 일었다. 지난해 5월에는 백인 위주의 회원 구성이 드러나면서 인종 차별 논란이 일었다. 성차별·성희롱 논란도 있었다.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블랙 위도우' 역을 맡은 배우 스칼릿 조핸슨이 과거 HFPA 회원들로부터 "성차별적인 질문을 받았고 성희롱을 당하기도 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불투명한 재정 관리로 인한 부정부패 의혹까지 불거졌다.
이에 할리우드 스타들을 고객으로 둔 100여개 홍보 대행사는 시상식 보이콧을 선언했다. 워너미디어, 아마존 스튜디오 등 주요 제작사도 보이콧에 동참했다. 매년 시상식을 생중계한 NBC 방송은 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중계하지 않겠다고 지난해 5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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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TV 부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이정재와 TV 부문 남우조연상 후보로 선정된 오영수도 시상식에 불참한다. 두 사람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각각 성기훈과 오일남 역을 맡았다. 이정재 측은 "후보에 오른 건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현지 분위기를 고려해 참석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오징어게임도 작품상 후보에 올랐지만, 넷플릭스는 골든글로브 보이콧에 동참하기로 했다.
1944년 시작한 골든글로브는 매년 미국 영화와 TV 시리즈를 대상으로 수상자를 가린다. 1956년부터는 TV 부문도 시상하고 있다.
영화와 TV에서 각각 오스카상과 에미상에 다음가는 영예로 꼽힌다. 지난 2020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한국 영화 최초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으며, 지난해에는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가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미나리'는 미국 제작사에서 제작하고, 한국계 미국인인 정이삭 감독이 연출했음에도 대사의 50% 이상이 영어가 아니면 외국어영화로 분류되는 골든글로브 규정에 따라 외국어영화로 분류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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