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강원도에서 국밥집을 운영하는 한 사장이 고등학생을 믿고 아르바이트생으로 고용했다가 낭패를 봤다며 분노하는 글을 올렸다.
지난 2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갈수록 거지 같은 인간들만 일하러 온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알바생이 구해지지 않아 최근 고등학생 2명을 알바생으로 채용했다. 그는 "시급을 1만2000원까지 올려도 일하겠다는 사람이 없으니 오는 사람이라도 쓴다"고 설명했다.
그는 "알바생들에게 근로 계약 시 수습 기간 명시하고, 무단퇴사하면 최저 시급만 준다고 고지했다"며 "할 자신 있으면 하라고 했더니, 둘 다 한다고 했다. 근데 2주 만에 1명 퇴사하고, 오늘 나머지 1명마저 퇴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말도 안 되는 거짓말과 변명들 그리고 산재 처리 해달라는 협박에 요새 참 무서워서 사람 쓰겠냐"고 토로했다. 이와 함께 알바생들과 나눈 메시지를 갈무리해 공개했다.
알바생 B양은 가족 사정으로 이날 일을 쉬고 싶다고 A씨에게 연락했다. 손이 부족했던 A씨는 "지금 사람이 없어서 힘들다. 너 쉬고 이모도 2층에서 일하시면 1층은 다른 애 혼자 서빙해야 한다"면서 "너 일만 일이고 가게 일은 일이 아닌 게 아니잖냐. 여기서 일하기로 했으면 가게 규칙을 지켜라"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B양은 뜻을 굽히지 않고 "오늘 오후에 일이 있다. 가게에서 일한다고 해서 가족보다 가게가 중요한 건 아니다. 가족이 1순위고 가게는 그 뒷전"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A씨는 "항상 나왔다고 한번 안 나오는 게 당연시되는 거냐. 길게 얘기할 필요 없이 이런 이유로 결근하면 계속 이런 일이 생길 거 같으니 그냥 쉬어라"라고 했다.
또 다른 알바생 C양은 지난 크리스마스 당일 "눈이 많이 와서 집 앞까지 도로가 막혀 출근 못할 것 같다"고 통보했다. 이에 A씨는 "아침에 제설작업 하니까 9시 출근이 힘들면 10시에 출근하라"고 답했다. 그러자 C양은 "사장님 저 일 못 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손목 재활이 불가능하다"며 "그동안 일했던 돈은 언제쯤 받을 수 있냐"고 재촉했다.
C양은 "원래 손목이 좋지 않았어도 일하고 생활하는 데 지장은 없었다"면서 "일하는 도중 손목을 크게 다쳐서 재활 치료도 어렵다고 한다. 일하다가 다친 거고, 4대보험 가입된 거로 아는데 산재 처리 해주실거냐"고 묻기도 했다.
A씨는 "알바생 중 한 명이 같이 일하는 외국인노동자한테 전화해서는 '너 때문에 빙판길에서 넘어졌으니 네가 병원비, 치료비 전액 내놓고 합의금도 달라'고 했다더라"라며 "외국인 아이가 밥 먹으라고 부른 소리에 자기가 넘어졌으면서"라며 황당해했다.
끝으로 A씨는 "빨리 가게 팔려서 가족끼리 작게 하고 싶다. 점점 사람한테 지쳐간다"며 "많은 걸 바라지 않았다. 그냥 0.5인분만이라도 해주길 바랐는데 욕심이 과했나 보다"고 허탈해했다.
이 글을 본 누리꾼들은 A씨를 위로하며 "요즘 알바생들 너무한다. 어디서 주워들은 건 있어서 툭하면 산재, 근로계약서로 물고 늘어진다. 그러면서 본인들은 약속도 안 지킨다"고 분노하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