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에게도 안 맞는 '아베노마스크', 日정부의 골칫거리 된 이유

입력 2021.12.22 10:49수정 2021.12.22 15:20
[파이낸셜뉴스]
아베에게도 안 맞는 '아베노마스크', 日정부의 골칫거리 된 이유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이른바 '아베노마스크'를 착용한 모습. /사진=뉴스1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코로나19 방역용으로 제작 및 배포했다가 망신당한 이른바 ‘아베노마스크’가 골칫거리가 됐다. 현장에선 배포를 거부하고, 재고 보관비로만 60억원 이상이 투입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아베 정부 시절인 2020년 3월 이후 아베노마스크를 약 2억 6000만장을 조달, 일반 가정에 1억 2000만장, 요양시설 및 어린이집용으로 약 1억 4000만장을 배분하기로 계획했다. 하지만 현장에선 아베노마스크를 사용하겠다는 수요가 거의 없었고, 3분의 1 정도의 8130만여장이 재고로 전락했다. 현지 한 언론은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이는 115억엔(약1170억원)에 이르는 양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재고 마스크 보관비로만 약 6억엔(약 62억원)이 투입됐고, 올해에도 최소 3억엔 이상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아베노마스크 재고를 복지시설 등에 일괄적으로 배포하려 했지만, 현장에서 ‘필요없다’는 거부가 잇따르자 희망 시설에만 배부하고 재고는 비축하기로 했다.

지난 21일 한 언론에 따르면, 참의원 본회의에서 가와이 다카노리 국민민주당 의원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질의에서 “(아베노마스크) 재고는 월평균 약 20만장밖에 줄어들지 않았다”며, “이대로라면 재고 처분에 소요되는 기간은 33년 이상 걸린다는 계산”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5일 일본 정부 대변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이 희망하는 지방자치단체나 개인에게 나눠줄 방침에 대해서도 “이런 것을 희망한다는 것은 들어본 적 없고, 지자체에 떠넘기지 말라”고 의견을 밝혔다.
아사히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기시다 총리가 명쾌한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고 전했다.

아베노마스크 재배포 방침에 대해 일본 여론도 부정적이다. 네티즌들은 “아베 전 총리가 매입하도록 하라”, “세기의 어리석은 정책을 세운 아베 전 총리가 평생 사용하도록 하면 될 것” 등이라며 반발했다.

cityriver@fnnews.com 정경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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