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반려견의 공격으로 네 살 아이를 지키려던 30대 엄마가 양 팔을 잃고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외신보도에 따르면, 지난 8일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 거주하던 35살의 헤더 핑겔은 핏불테리어의 공격으로 양쪽 팔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고 병원에 후송됐다. 그러나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고, 사고 8일 뒤인 16일 결국 숨을 거뒀다.
당시 핑겔은 핏불테리어가 4살 아들을 공격하자, 이를 막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남자친구 셰인 베르나르데는 “‘아들이 계단에서 떨어졌다’는 핑겔의 전화를 받고 집으로 갔더니 사고가 벌어지고 있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개가 먼저 아이를 공격했고, 핑겔이 아들을 떼어 놓았다”며, “그러자 반려견이 다시 달려들어 핑겔을 물었다”고 했다. 이후 베르나르데가 집에 있는 총으로 핏불테리어를 쏘면서 상황이 종료됐다.
현지 경찰은 핑겔 모자를 공격한 핏불테리어가 이전 주인에게 학대받아 사람에 대한 적대감을 가진 것으로 밝혔다. 핑겔이 기르는 동안에도 종종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핑겔의 여동생 새넌은 “핑겔은 누구보다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었고, 그 개의 공격성을 제어하고 잘 훈련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핑겔의 아들은 입원 치료를 받고 최근 건강을 회복해 퇴원했다. 섀넌은 “조카가 다리에 70바늘을 꿰매야 하는 상처를 입었다”며, “(언니는) 아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영웅이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그녀는 “우리는 그녀가 어머니로서 얼마나 훌륭했는지 기리게 될 것”이라며, “언니에 대한 모든 것이 그립다”고 밝혔다.
한편 맹견으로 꼽히는 핏불테리어가 사람을 공격하는 일은 미국에서 흔히 발생하는 사고다. 매년 수십명의 사망자가 나오며, 지난 8월에는 텍사스주 해리스카운티에서 한 60대 노인이 산책 중 핏불테리어 두 마리에게 공격당하는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영상에서 개들이 뛰어올라 노인의 얼굴, 손, 팔 등을 물어뜯는 모습이 담겼다. 결국 노인은 전신에 심각한 부상을 입고 현장에서 응급 수혈을 받았다. 이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한 쪽 귀를 잃게 됐다.
cityriver@fnnews.com 정경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