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권=간첩" 논란 드라마, 의외로 잘 나가는데...?

입력 2021.12.22 05:40수정 2021.12.22 11:32
"운동권=간첩" 논란 드라마, 의외로 잘 나가는데...?
드라마 '설강화' 포스터.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노이즈 마케팅의 성공일까. 논란 속에도 인기 콘텐츠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민주화운동 왜곡 논란에 휩싸인 '설강화' 이야기다.

글로벌 OTT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 집계에 따르면, 드라마 '설강화'는 공개 하루 만인 지난 21일 순위권(12위)에 이름을 올렸다.

'설강화'는 디즈니 플러스가 한국 론칭 후 처음으로 제공하는 한국 드라마 콘텐츠다. 현재 한국을 비롯해 홍콩, 일본, 싱가포르, 대만 등 아시아 5개국에 공개됐다.

글로벌 인기에도 '설강화'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는 이어지는 상황이다. 특히 현대사를 왜곡 우려를 받는 드라마가 세계 시장에 유통된다는 점에서 "민주화를 통해 꽃을 피운 K-콘텐츠'가 왜곡에 앞장서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설강화'는 올해 3월 원제 '이대기숙사'의 시놉시스 일부가 유출되면서 남자주인공이 운동권인 척 하는 간첩으로 설정된 점, 또 다른 남자주인공이 안기부 팀장이지만 '정의롭고 대쪽같은 인물'이라 소개된 점을 문제 삼으며 역사왜곡 우려가 불거졌다.

첫 회 방송부터 남자주인공 수호(정해인)가 여당 측 대표 브레인인 교수에게 접근하며 간첩 행위를 하고, 수호가 간첩인 줄도 모르고 시위하다 쫓기는 줄 알고 영로(지수)가 도와주면서 두 사람의 로맨스가 싹트는 것으로 그려졌다.
또한 수호가 안기부 직원들에게 쫓길 때 나오는 배경 음악이 민주화 동시 학생들이 사용하던 안치환의 '솔아 푸르른 솔아'가 사용됐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청년단체 세계시민선언은 '설강화'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오는 22일 서울서부지방법원을 통해 접수한다고 밝혔고, 1987년 민주화 항쟁의 시발점이 된 박종철 열사 측 역시 "'설강화'에서 민주화 운동을 간첩과 엮는 건 간첩조작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광고주와 협찬, 제작지원을 한 업체들도 "민주화 운동 왜곡과 안기부 미화에 대해 몰랐다"면서 줄줄이 사과문을 발표하고, 지원 철회 의사를 밝혔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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