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1) 백창훈 기자 = 부산에서 보이스피싱 수사를 맡던 현직 형사가 유튜버로 변신했다. 자신의 수사 경험을 토대로 보이스피싱 예방 요령 등을 영상으로 제작해 시민에게 알리기 위해서다.
경찰서 자체에서 홍보를 위해 영상을 만들기도 하지만, 경찰관 개인이 피해 예방 영상을 제작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영상 제작의 주인공은 부산 중부경찰서 오영훈 형사과장이다.
오 과장은 지난 3일 유튜브 채널 '솔루션형사'를 개설해 보이스피싱 예방 요령에 대한 영상 3편을 올렸다.
각각의 영상 주제는 대출 사기·기관 사칭에 대한 보이스피싱, 메신저피싱에 대한 피해 예방 요령이다. 한 편당 길게는 8분에서 짧게는 4분짜리도 있다.
영상에는 오 과장과 함께 그의 고교 후배이자 개그맨인 허둥 9단(본명 허동환)이 등장한다. 실제 보이스피싱 피의자 목소리가 공개되고, 사기 유형 별 특징이 소개된다. 각각의 사례에 대한 대처 방안 등을 오 과장이 실제 수사 과정에서 느꼈던 점을 토대로 실감 나게 설명한다.
오 과장은 "촬영부터 영상 편집까지 사비를 들여 직접했다"며 "제작까지 꼬박 한 달가량이 걸렸다. 영상이 올라간 후 동료들로부터 '열정이 대단하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가 영상을 제작하게 된 계기는 지난 8월 초 보이스피싱 중 대면편취 유형의 수사를 형사과에서 맡으면서부터다.
대면편취 유형은 보이스피싱에 현혹된 피해자가 직접 ATM기 등을 통해 현금을 이체하는 게 아닌 수거책에게 돈을 전달하는 사기 유형이다.
그는 "최근 금리가 오르고 은행에서도 대출이 쉽게 안 되니 문자나 음성 전화를 통한 보이스피싱이 극성이다. 이를 막아보고자 영상 제작을 결정하게 됐다"며 "영상 제작 전에는 앱 제작을 통해 피해 예방을 막아보고자 삼성전자 부사장도 만났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부경찰서에는 현재까지 대면 편취 유형의 사건을 총 22건 접수했다.
오 과장은 앞으로도 짧은 영상을 위주로 계속해서 유튜브에 업로드 할 예정이다.
그는 "만약에 보이스피싱으로 의심되는 연락이 오면 반드시 해당 지점에 방문해 확인을 먼저 해야 한다"며 "이번 영상을 통해 많은 시민들이 피해를 예방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