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 숨는 바이러스..뚱뚱하면 코로나에 더 취약하다

입력 2021.12.10 07:37수정 2021.12.10 08:01
지방에 숨는 바이러스..뚱뚱하면 코로나에 더 취약하다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이런 연구를 굳이 할 필요가 있나' 화도 나지만, 다이어트를 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비만·과체중인 사람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에 더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미국, 독일, 스위스 등의 다국적 연구팀이 지난 10월 온라인 상으로 발표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사람의 지방 세포를 감염시켜 과도한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는 제목의 논문을 소개했다.

연구팀은 비만 치료 환자에게서 지방조직을 체취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감염될 수 있는지 여부를 실험하고, 감염된 지방조직의 다양한 세포들의 반응을 추적해 비만 조직 내 면역 세포들이 과도한 중증 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비만 조직은 비만세포를 비롯해 '대식세포' 등 면역을 관장하는 세포도 포함돼 있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시 해당 세포가 강한 염증 반응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예일의과대학 비슈아 딥 딕시트 교수는 "바이러스가 우리의 면역 체계를 회피하려고 지방 세포로 숨는 것일 수 있다. 우리 인체로서는 지방 세포가 '아킬레스건'인 셈"이라고 밝혔다.

존스홉킨스대학 데이비드 카스 교수는 "정상 체중은 77㎏인데 실제 무게가 113㎏인 남자가 있다면, 상당량의 지방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라며 "지방에 바이러스가 상주하면서 자기 복제를 계속하고 파괴적인 면역반응을 촉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신은 이번 연구결과가 특히 미국의 상황과 깊게 연관이 된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전세계에서 비만율이 가장 높은 국가로, 대부분의 성인이 과체중을 겪고 있으며 42%는 비만이다. 특히 흑인, 히스패닉 등 소수인종들이 높은 비만율을 보이고 있는데, 이들이 실제로 백인들에 비해 2배 가량 높은 코로나19 사망률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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