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한 대학교에서 선배들의 졸업 선물 명목으로 후배들에게 강제 모금을 하는 악습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3일 교육계에 따르면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전날 보도자료를 내고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H대학교 유아교육학과 학생회가 후배들에게서 강제 모금을 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단체는 "구체적으로 1학년 3만5000원, 2학년 1만원, 3학년 5000원 등 학년별로 정해진 돈을 걷었다"며 "해당 학생회는 후배들에게 현금을 걷어 금반지를 졸업선물로 제공해왔는데, 2019년 갑작스러운 금 가격 인상 이후 현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변경해 강제 모금을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학생회가 학생들에게 전달한 메시지도 공개했다. 단체는 "다수의 후배는 '졸업선물 제공을 위한 모금은 악습'이라고 주장한다"며 "일부 학생은 해당 유아교육학과 학회장과 학과장에게 악습이 대물림되지 않도록 도와달라며 피해를 호소했으나, 이를 묵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어 "졸업선물은 선·후배 위계 문화에서 발생하는 부조리로 대부분 대학에서 시정됐으나, 일부 학교의 경우 '내기만 하고 못 받고 가면 되나'하는 불만이 갈등의 씨앗으로 남아 악습을 지탱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단체는 "졸업선물 강제 모금은 학년 위계질서를 기반으로 약자의 자율의지를 억압한다는 점에서 명백한 인권침해"라며 "그런데도 악습이 끊이지 않고 있다면 전국의 대학을 대상으로 선·후배 위계 문화에 대한 점검과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학교는 민주주의를 지키는 시민을 기르는 곳이다. 민주주의를 좀먹는 악습이 학교를 배회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교육당국은 엄중한 책임의식을 느껴야 마땅하다"며 졸업선물 강제모금 관련 전수조사, 대학교 사안 관련 지도감독 등을 교육부에 촉구했다.
해당 학교 측은 "학과 개설 이래 전통처럼 이어져 온 사안이다. 하지만 올해 1학년들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학과 교수들도 모금을 중단시켰다. 모금한 금액을 환불하고 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