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공식 일정을 무기한 전면 취소하고 잠행 중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연이어 언론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3일 정치권과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이준석 대표는 인터뷰에서 “당대표는 대통령 후보의 부하가 아니다”라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과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겨냥해 “검찰총장은 법무부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고 한 말을 빗댄 표현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의 호가호위 형태를 비판하며 “실패한 대통령을 만드는데 일조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익명으로 각종 언론에서 자신을 비판한 윤핵관에 대해 “제 선의로 당 대표가 직접 (선대위 홍보미디어)본부장을 맡아가면서 책임지겠다고 했는데, 자신이 그렇게 살아왔는지 모르겠지만 (저 보고) 홍보비 해먹으려고 한다고 깎아내리려는 사람들이 후보 주변에 있다는 건 선거 필패를 의미한다”면서 “본인은 숨어서 장난 치고 호가호위 하는 건데 저는 그런 실패한 대통령을 만드는 데 일조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윤핵관이 누구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여러 명이다. 거기에 대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께서 과거 ‘파리떼’라고 언급했다. 한 분이 저러고 다닐 수 없다고 볼 정도로 많은 메시지가 쏟아진다”고 했다.
윤 후보가 자신을 향해 ‘리프레시를 했으면 한다. 무리하게 압박할 생각은 없다. 때가되면 돌아올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그런 발언한 것 자체가 신인으로서의 이미지에 흠이 가는 발언”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우리 후보가 인기를 얻은 것은) 과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부당한 개입에 의연하게 대처했기 때문이다.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는 그 말의 울림이 지금 후보를 만들었다”라며 “저는 배려를 받을 위치가 아니다. 당 대표는 같이 협력해야 하는 관계다. 적어도 당 대표는 대통령 후보의 부하가 아니다. 대통령 후보 또는 대통령이 수직적 질서로 관리하는 것이 관례였다면 그걸 깨는 것부터가 우리 후보의 신선함의 시작이다”고 말했다.
대선이 10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태업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이게 참 어떤 장단에 춤춰야 하는지 모르겠다. 후보 측 관계자는 방송에 나와서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한 적도 있다”라며 “의견 개진한다고 받아들여지는 것도 없는데 뭘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패싱 논란’을 겪던 이준석 대표는 지난 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무런 설명도 없이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글을 남긴 바 있다. 이후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연락이 두절된 상황이었다. 이 대표는 지난 달 30일 부산을 찾은데 이어 1일에는 전라남도 순천시와 여수시를 찾았고 이날 제주도를 방문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